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일찌감치 별도의 헤지펀드 관련 부서를 신설하거나 기존 주식운용부에 인력을 충원해 헤지펀드가 본격 도입될 때를 대비해 왔다. 또 사모 형식의 재간접 헤지펀드를 판매하면서 헤지펀드 운용 및 판매에 대한 열의를 내비쳤다.
그런데 최근 스핀오프 방식이 증권가에서 급부상한 이유는 헤지펀드가 정식으로 도입된다 해도 현실적으로 증권사가 펀드 운용과 판매를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설립 및 운용을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에게 헤지펀드 운용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이에 헤지펀드 운용을 맡을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레이딩부서를 분할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이다. 신민규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물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야겠지만 현재로선 스핀오프가 거의 확정적"이라며 "헤지펀드 도입 시 어느 범위 내의 자산까지 포함될지 알 수 없지만 한국형 초기 헤지펀드에 대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AI그룹에 속한 10명의 트레이더들이 헤지펀드 운용방식들을 다양하게 시도해오고 있다. AI그룹 관계자는 "증권사가 직접 펀드를 운용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로선 스핀오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스핀오프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유일한 대안이겠지만,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다.
대우증권 측은 "그동안 헤지펀드 도입을 대비해 준비해 온 것들을 사장시킬 수는 없지 않겠냐"며 "다만 스핀오프 가능성을 말하긴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헤지펀드TF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헤지펀드 비즈니스 관련 주요 임원급으로 구성된 헤지펀드 추진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헤지펀드 도입을 대비해 적극적으로 움직임이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8명으로 구성된 헤지펀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AI팀을 운영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 실사 및 운용에 다년간 경험이 있는 간부급 사원들이 주축이 된 팀"이라며 "다만 헤지펀드 운용이나 스핀오프에 대해서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8년부터 헤지펀드 도입에 대비해 왔다. 현재 재간접 헤지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기 때문에 스핀오프 실시 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이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이미 많은 증권사들이 재간접 헤지펀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헤지펀드 판매보다는 운용에 더 욕심을 내는 게 사실"이라며 "기존 계열 운용사를 통해 아웃소싱을 할 수도 있겠지만 관련 부서를 분사하는 스핀오프를 추진하는 증권사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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