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이 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호화롭게 즐길 수 있는 휴양지는 단연 필리핀이다. 필리핀 여러 휴양지 중 세부가 가장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스쿠버다이빙이다.
 
스쿠버다이빙이란 고압의 공기탱크를 등에 메고 물 속에서 숨을 쉬면서 편안히 수중을 구경하는 운동이다. 맑은 물 속 신비로운 세상을 구경하려면 안구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 고압의 수중상태에서 눈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눈 관련 주의 사항을 점검해 좀 더 즐겁고 건강하게 수중 구경을 하도록 하자.
 

 
◆안경 벗고 일회용 소프트렌즈를
 
눈이 나쁜 사람은 안경을 쓰고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는 없다. 마스크에 자신의 도수에 맞는 렌즈를 부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끼고 마스크를 쓰거나 맨눈에 마스크를 쓰고 스쿠버다이빙을 할 수 있다.
 
다이빙을 즐기면서 일반 콘택트렌즈를 끼는 것은 눈의 상처를 유발하거나 분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이런 콘택트렌즈는 하드와 소프트가 있고 하드렌즈는 대개 눈의 검은자에만 위치하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물속에서 마스크 안에 물이 들어왔을 때 렌즈분실의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렌즈는 하드렌즈보다 분실 염려는 덜 하지만 렌즈표면에 이물질이 더 잘 끼고 안 닦이므로 관리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다이빙할 때 꼭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면 일회용 소프트렌즈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양쪽 도수에 차이 둬야 물속 거리조절
 
이처럼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렌즈는 착용의 번거로움이 있어 최근에는 일상생활의 편의를 위해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가끔 고압의 수중상태에서 라식수술 후의 얇아진 각막이 터질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아직까지 그런 예는 알려진 바 없다. 단지 수술할 때 발생하는 각막 뚜껑의 안전성을 위해 라식수술은 한달 후, 라섹수술은 2-3주 후에 의사의 권고에 따라 스쿠버다이빙을 해야 한다.
 
물 속에서는 실제 물체의 크기보다 더 크고 가깝게 느껴진다. 따라서 눈의 거리조절력이 부족한 노안이 있는 다이버는 수심이나 압력을 체크할 때 다이빙 게이지가 잘 보이지 않아 당혹스러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해결책은 양쪽 눈의 교정도수에 약간의 차이를 두는 것이다. 한쪽은 최대교정시력을 맞추고 다른 한쪽 눈에는 약간의 근시가 남겨지도록 도수조절을 해두면 양쪽 눈의 교대보기를 통해 수중에서도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좀 더 효율적으로 볼 수 있다.
 
녹내장이나 백내장 수술환자는 의사에게 상담 후 스쿠버다이빙 즐기는 것을 권한다. 또한 안구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이나 백내장 수술을 받은 후의 사람들이라면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전 점검이 필수다. 녹내장이란 눈알의 압력(안압)이 높아져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약 30년 전 독일에서는 일반환경과 비교해 압력이 높은 공간 안에 들어가 안압에 대한 실험을 했고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사람의 안압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때문에 안압이 높아져서 고생하는 녹내장환자의 경우 수중에서는 안압이 오히려 떨어지므로 스쿠버다이빙을 해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지었다.
 
하지만 40세 이상의 원시·녹내장 환자는 수면으로 올라올 때 안압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으므로 안과전문의와 상의한 후 다이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녹내장의 수술방법 중 눈의 흰자에 압력을 낮추기 위해 물 주머니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높은 압력의 수중 환경에서는 물주머니가 압력을 받아 눈의 압력이 상승할 수도 있으므로 사전에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 후에도 다이빙을 할 수 있는데 수술부위가 벌어지지 않고 고압의 수중환경을 수술 부위가 견딜 수 있으려면 수술 받은 주치의에게 미리 확인해봐야 하며 2mm를 째는 소절개 백내장 수술을 받은 경우는 약 한달 정도 지났을 때 큰 문제 없이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사물이 두 개로 보이면 잠수병 의심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며 스쿠버다이빙을 끝냈지만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핏줄이 서는 당황스러운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수면으로 올라올 때 물속의 공기가 낮아진 기압에 의해 기포로 바뀌며 몸 속의 혈관을 막아 생기기 때문인데 이것을 잠수병이라 한다.
 
잠수병이 눈에 발생하면 시력감소,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안구운동장애 등이 있을 수 있다. 다이빙 후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시력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안과전문의에게 바로 진찰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물속의 고압이나 마스크의 심한 압착에 의해 눈의 흰자에 핏줄이 터지는 현상인 안구출혈이 생길 수 있는데 겉보기에는 매우 혐오스럽고 심각해 보이지만 시력에는 별 지장을 주지 않고 대개 10일정도 지나면 자연히 없어진다. 눈이 건조한 사람이나 혈압이 높은 사람들도 이런 증세 때문에 안과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눈가에 따뜻한 찜질을 하면 빨리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잠수병뿐 아니라 다른 원인으로 시력이 감소할 수도 있다. 흔히들 귀밑에 많이 붙이는 멀미약 스티커 때문에 동공이 커지고 눈의 거리조절 역할을 하는 근육이 마비되거나 착용했던 콘택트렌즈의 분실 또는 안구 내 위치이탈, 렌즈와 각막 사이에 기포가 들어갔을 때, 자외선노출에 의한 각막염 등도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경우 원인을 제거하거나 수일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게 대부분이므로 바로 안과전문의에게 진료 후 원인을 확인해봐야 한다. 휴양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또렷한 시력으로 확인하고 기억하고 싶다면 스쿠버다이빙을 하기 전 자신의 안구조건에 맞는 준비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