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리에는 가벼운 코트나 재킷 등의 옷차림이 대부분이었다. 11월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겨울이 다가오고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두꺼운 모직 재킷부터 목도리는 기본이고 심지어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춥고 한겨울 칼바람이 불어도 보통은 옷을 두껍게 입으면 찬 기운을 면할 수 있다. 하지만 몸 자체가 차가운 사람, 즉 ‘한(寒)증’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따뜻하게 입어도 몸이 차가워 추운 기운을 면하기는 힘들다. 한여름에도 한증 때문에 지하철 에어컨이 추워 바람을 피하거나 저녁에 발이 시려워 양말을 두 겹 세 겹으로 신고 자는 사람도 있다. 또 손발이 차고 극심한 두통과 피부가 시린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한증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병원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검사를 해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다. 그러나 ‘신경성이나 스트레스성이다’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사들 소견과는 달리, 차가운 몸은 체질 탓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찬 기운이 숙면과 소화 방해
 
양의학에서는 몸이 찬 증상에 대한 정확한 병명이 없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힘들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이에 대한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어 몸을 따뜻하게 개선해주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우선 몸이 찬 사람은 한의학에서 소음인으로 분류된다. 소음인은 잠을 깊이 못 들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근육이 자주 뭉치게 되는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소음인들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면 중에 체온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몸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열을 생산하는 일을 하게 되고, 이는 결국 깊은 수면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몸이 차면 잘 체하게 되는데, 배에 차가운 기운이 많은 사람은 음식을 먹게 되면 배에서 음식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몸이 찬 사람은 영양분을 잘 흡수하기 힘들며 늘 기운이 없어 보이고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몸이 약해지면서 왜소해지는 경우도 있다.
 
◆근육량 늘려 몸에 열 발생
 
우리가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 나비모양의 갑상선이 호르몬을 만들어 몸으로 보내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환자가 몸이 차가운 증상을 호소할 때, 양의학에서는 갑상선 기능저하를 의심한다.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몸이 차가워지면서 붓게 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살을 빼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 약을 남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는 호르몬의 불균형을 일으켜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나 갑상선에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체질 때문에 한증이 유발된다. 한증을 치료하려면 몸에서 찬 기운을 물리칠 ‘열’을 많이 만들어내야 하는데, 근육이 우리 몸의 열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간에서 열을 22퍼센트 정도 만들어내고 근육이 60퍼센트 정도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근육이 몸의 열을 만들어 내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부족한 경우에도 한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한증이 있는 사람은 근육량을 늘리면 몸에 열이 늘어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집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윗몸 일으키기나 팔굽혀 펴기 만으로도 근력 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에 10분씩 3회 정도 실시해 기초 근육량을 늘리고 서서히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에는 다양한 근력이 사용되는 테니스나 농구, 축구 등의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므로 억지로 운동을 하기보다는 본인의 흥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즐기는 것이 신체와 정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 몸이 차면 생리통 심해져
 
보통 몸이 찬 사람은 여기 저기 근육이 뭉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기의 흐름이 나빠지고 혈이 부족해서 여성들의 경우에는 생리양이 적어지고 생리통이 심해진다.
 
그런데 이러한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몸이 찬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여성의 몸에는 프로제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것이 우리 몸에 기초 체온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배란기 후 생리하기 전까지 체온이 올라가는데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 기간 내내 이 호르몬이 나와서 기초 체온을 높여 주기 때문에 임신 후 몸이 더 좋아지고 때로는 체질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임신과 출산을 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험이 없거나 미혼의 여성들이라면 손발에 찬 기운이 자주 느껴질 때 한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자궁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들도 몸이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궁 쪽으로 가는 혈관의 일부가 손상돼 혈액량이 적게 전달되면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따뜻한 기운으로 몸을 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체질개선으로 삶의 질 높이자
 
몸이 찬 증상은 큰 병은 아니지만 방치하게 되면 불편함은 물론 한증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계피차나 인삼차 등 건강차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한증이 계속될 경우 이를 방치하면 점차 증상이 악화된다.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이나 침·뜸 치료를 통해 체질 자체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질 개선이 되면 기본적으로 수면 부족으로 겪었던 고통에서 벗어나 잠을 깊게 잘 수 있고, 손발이 찬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가 따뜻해 지면서 소화도 원활히 이뤄지며 식사량도 늘게 돼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몸이 찬 사람들은 ‘난 원래 이런 체질이야’ 라며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증치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중년 여성들 같은 경우에는 갱년기가 오면서 이런 증상들이 더해져 우울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체질개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