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예술이 손잡은 콜라보레이션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례로 발전하고 있다. 1960년대 앤디 워홀의 무심한 캠벨스프 부직포 드레스 이후 워홀이 예견한 복제의 시대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앤디 워홀의 작품이 들어간 패션의류와 소품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워홀 외에도 '예술이 반영된 패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키스 해링의 이미지가 들어간 카스텔 바작,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 과감하게 프린트된 리바이스, 로버트 인디애나와 컨버스, 호안미로와 캠퍼, 척 클로스와 갭 등 수없이 많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 패션과 예술의 두드러진 협업의 특징이라면 콜라보레이션 범주의 확대라는 것이다.
과거 작품의 고유한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가의 작품이 1차원적으로 반영됐던 패션과 예술의 소극적인 협업은 작가가 직접 디자인과 전반적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형태로 과감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재패니즈 팝아트의 수장 무라카미 타카시와 루이비통의 성공적인 합작 외에도 쿠사마 야요이와 루이비통의 콜라보레이션에서는 쇼 윈도우마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작가 이미지가 등장하는 등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스타작가를 중심으로 기획력 있게 진행되는 패션 콜라보레이션의 진화를 보여주는 예다.
패션과 예술이 직접적으로 디자인과 영감을 교류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패션업계의 간접적인 예술 후원도 확산되고 있다. 문화 후원에 따른 장기적인 기업이미지의 변화 등 브랜드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의 예술 후원 역시 창의적인 형태로 발전하는 추세다. 비상업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에르메스미술상. 경희궁 앞뜰에 설치한 렘 쿨하스의 건축물로 눈길을 끌었던 프라다 트렌스포머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과 예술의 협업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세분화되고 적극적인 형태로 벽을 허물고 있다. 작가는 패션을, 패션은 작가를 고유한 영역에 끌어들이며 발상의 테두리를 창의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예술적 깊이와 대중적 소통의 화두 아래 예술과 패션의 창의적인 진화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담론을 품고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 프로필
☞ 전편 보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