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포스코(POSCO)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45만원에서 39만원으로, 키움증권은 43만6000원에서 37만3000원으로, IBK투자증권은 42만원에서 40만원으로 조정했다. 계속된 실적 감소를 감안하면 목표주가 하락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한때 주당 50만원이 넘는 고가에서 움직이던 '귀족주' 포스코 입장에서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만 내렸을 뿐 '매수추천' 의견은 그대로 유지했다. 우선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올 2분기 영업이익은 6600억~6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1분기 5814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도 7조6000억~7조9000억원으로 1분기 7조6850억원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수 추천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주가가 너무 낮다는 점이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아 밸류에이션상 부담이 적다는 것.


'황제주'를 꿈꾸다 현재는 30만원 아래 주가에서 거래되고 있는 포스코. 다시 40만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할까.
 
실적악화로 무너진 '귀족주'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지난 1968년 4월 영일만 모래벌판에서 태어나 세계굴지의 철강회사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이다. 또한 포스코는 지난 1988년 6월 상장돼 올해로 25년이 됐다. 포스코는 당시 국민주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한 우리나라 1호 국민주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 2007년 76만원대까지 상승하면서 100만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 탄력을 잃고 조금씩 하락하기 시작, '귀족주'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1년 4월5일 50만5000원을 마지막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3월9일 39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지금까지 포스코의 주가는 장중에도 40만원을 넘어서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지난 6월21일에는 마침내(?) 30만원선도 무너지며 마감했다. 20만원대 주가는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포스코 주가가 하락한 것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철강수요가 많은 산업인 조선·자동차 등이 부진하면서 그 영향이 포스코에 직접적으로 미쳤다. 여기에 중국의 철강회사가 철강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해졌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경쟁이 심화됐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지난 2010년과 2011년 고로 1, 2기호를 가동했다. 포스코가 국내시장을 독점하던 체제가 사실상 끝난 것이다. 현대제철은 조만간 3고로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과 경쟁심화로 인해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63조6040억원(이하 K-IFRS 연결기준)으로 전년도 68조9390억원에 비해 7.74%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1년 5조4680억원에서 3조6530억원으로 무려 33.19% 급감했다.

올해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 실적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종에서 여름철은 비수기이기 때문에 수요감소가 예상되고 이로 인해 포스코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의 현물가격(spot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포스코 등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철광석과 원료탄 현물가격은 고점대비 각각 30%, 25% 하락했다. 그러나 원자재 현물가격 하락효과는 시차상의 문제로 3분기에 얻기는 힘들다. 오히려 원료투입단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의 경우 주요 원재료 현물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 계약한 철광석, 원료탄의 투입비용 증가로 전체 원가는 1만~2만원 상승할 것"이라며 "반면 비수기 역내외 출하경쟁 등으로 비용상승분의 가격 전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투입단가↓ 제품가↑ 기대

이처럼 포스코 실적이 금융위기 이후 나빠지고 있음에도 증권사들이 매수추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실적하락에 비해 주가가 더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김창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 주가는 2008년 10월 이후 5년 만에 30만원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주가는 (키움증권의) 2014년 예상 BPS(주당순자산가치)대비 0.59배 수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PBR(주가순자산비율) 밴드까지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36만500원이었던 포스코 주가는 6월27일 현재 29만5500원으로 연초 대비 18.03% 하락했다. 52주간 최고가인 39만5000원(2012년 8월20일)에 비하면 무려 25.19% 하락했다. 이 때문에 2013년 예상실적 기준 PBR은 0.6~0.7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크게 줄였다.

김강오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포스코의 목표주가를 39만원으로 13.3% 하향조정하면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첫번째 이유로 "올해 예상실적 기준 PBR이 0.6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지 낮은 주가만으로 매수 추천을 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는 포스코의 실적이 4분기부터 다시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계속되는 원자재가격의 하락으로 투입원가 부담이 축소되고 수요 증가에 따른 철강가격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시차로 인해 원료투입단가가 일시적으로 소폭 상승하고, 비수기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4분기부터는 저원가가 투입되고 연말에 철강가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월 중순 이후 철강 상품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을철 성수기를 대비한 저가수요가 이때부터 증가할 것으로 본 것이다. 따라서 변 애널리스트는 철강가격 변화에 대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최근 중국 금융시장과 약한 수요를 감안해, 예상되는 철강재 가격반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보다는 실제 가격반등을 확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3분기의 일시적인 감익에 대한 우려보다는 3분기 중반 이후로 예상되는 철강재 가격반등 시점에서 트레이딩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