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상장사 주식지분 가치를 평가한 조사에서 GS가 자녀들은 상위그룹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다. 재벌닷컴이 지난 8월16일 기준치로 살펴본 자료에서도 ‘100억원대의 미성년 주식부자’ 총 7명 중 3명이 GS가 자녀였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세)과 차남(8세)이 각각 445억원, 180억7000만원을 기록해 이 분야 1·2위를 차지했다.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장녀(13세)도 131억5000만원을 기록해 ‘5위’를 마크했다.
공교롭게 ‘미성년 주식부자’가 거론된다는 것은 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비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된다. 일감몰아주기의 목적이 총수일가에 ‘이득’을 안겨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10대그룹 중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수는 GS그룹이 24개로 가장 많다. 이들 24개 회사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만 20개로, 이 역시 10대 그룹 중 단연 '톱'이다. 삼성그룹(21개, 30% 이상 4곳)과 현대차그룹(19개, 30% 이상 11곳)도 GS를 넘보지 못했다.
GS그룹의 총수일가 지분이 100%인 곳은 9곳(보헌개발, 삼정건업, 승산, 승산레저, 에스티에스로지스틱스, 엔씨타스, 코스모앤컴퍼니, GS네오텍, 코스모정밀화학), 그리고 90% 이상인 곳도 4곳(센트럴모터스, 삼양인너내셔날, GS ITM, 위너셋)이나 된다.
그렇다면 일감몰아주기의 폐해를 연상시키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현실은 어떨까.
GS그룹에서 대표적인 ‘일감 몰빵’ 기업의 오명을 받는 곳은 정보통신·전기공사 전문업체인 GS네오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6047억원 중 3922억원을 GS건설 등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쌓았다. 내부거래비율만 64.8%다. 작년 뿐이 아니다. 2078억원(2009년)→2224억원(2010년)→3016억원(2011년) 등 해마다 계열사간 거래 금액을 꾸준히 늘렸다.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GS ITM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GS그룹 계열사 거래 비중이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회사 설립년도인 2006년부터 내부 거래에 따른 매출액 비중이 77%에 육박했으며 2008년에는 최대 91%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그런데 몇 달 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월27일 GS네오텍 허정수 회장이 지난 18년간 맡아온 이 회사의 사내이사직을 돌연 사임한 것이다.
사임 배경을 놓고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해석이 짙다. GS네오텍이 워낙 GS그룹의 '대표 일감몰아주기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는데다 그룹 전체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행보라는 것.
허 회장의 사임 시기도 묘하다. 올 들어 국세청이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2012년 영업이익분에 대해 증여세 납부기간을 7월말로 못박았다. 즉 허 회장은 증여세 납부마감 시한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사임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사퇴와 납부의무는 상관없지만 공정위에 이어 국세청까지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가세한 마당에 허 회장의 퇴장은 왠지 모를 '의도성'이 엿보인다. 특히 '일감몰아주기' 관련 증여세가 올해 공제율 30%에서 내년엔 15%로 낮아져 세액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한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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