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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상승률(CPI) 전망치를 0%대로 내렸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조정한 것은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낮췄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이보다 만성적인 수요 쇼크로부터 저물가 기류가 흐르고 있어 수요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은은 지난 9일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한 이후에 발표한 201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9%로 하향조정했다. 지난 1월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 3개월 만에 1.0%포인트나 내린 것. 이주열 한은 총재는 “1분기 실적치가 낮아진 점과 국제유가가 지난번 예상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점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세가 미약하고 수출이 주춤한 상황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을 대폭 낮추자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미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초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며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고 물가상승률이 0.3~0.4%라는 것은 사실상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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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디플레이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한은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단기간에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디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품목 400개 이상 중 석유류 관련 7개 품목에서 크게 하락세를 나타내 물가상승률이 9%대로 끌려 내려간 것”이라며 “나머지 품목은 소폭 상승세라 디플레이션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저유가 영향이 사라지면 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낮추면서 전망치가 2%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연초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4~3.6%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0.3%포인트 낮췄다. 소비부진과 내수둔화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한 점 등 올해 1분기부터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 탓이다. 국내 경제 전망이 어두운 터널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과거에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디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저금리, 저물가로 과거에 비해 상당히 낮아진 성장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