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인 행복주택을 성공시킨다는 서승환 전 국토부 장관의 과잉충성 탓에 주민 반발과 실효성 논란에도 사업이 밀어붙여지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런 국토부의 광폭 행보는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에 싼값에 집을 제공한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 지난 2013년 서울 목동, 공릉, 오류, 가좌, 송파, 잠실과 경기 안산 고잔 등 수도권 7개 행복주택 시범단지 지구 지정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후 억지로 끼워 맞추기 식으로 사업이 추진되다 보니 행복주택의 모습도 크게 달라지게 됐다. 국토부는 행복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보유한 공공택지나 지자체 보유 그린벨트 등지에 짓고 있어 애초 행복주택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국토부는 사업을 추진할 명분도 당위성도 상당 부분 힘을 잃었다. 조만간 송파와 잠실 등에서도 국토부에 시범지구 해제를 요구할 예정이다. 송파·잠실은 민·관·정이 적극 반대 의사를 보이던 목동과 달리 반발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지역 주민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세로 돌아섰다.
법원이 국토부의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별다른 의미는 없다. 앞서 국토부는 양천구와의 소송에서 1심과 2심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끝내 주민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소송은 사실상 결과보다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송파는 유일호 현 국토부 장관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다. 내년 4월 유 장관이 총선 출마의 여지를 남겨 둔 터라 사업 강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유 장관은 지난달 "취임 전 대체 용지에 대해 국토부와 합의를 봤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공릉에선 이미 지구지정 취소소송을 진행 중이다. 황규돈 공릉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토부는 그동안 '지구 지정이 된 후 해제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목동 지구 해제는 행정에 대한 일관성도 형평성도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황 위원장은 "국토부를 상대로 지구지정 취소소송에 대한 상고심을 준비하는 등 끝까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겠다"면서 "내달 18일부터 20일 국토부에 항의 방문할 예정"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해 행복주택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송파구와 잠실, 공릉 등에서 지구 지정 취소를 요청해오면 면밀하게 검토는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