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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파주에서 농사를 짓는 고모씨는 매해 여름이 두렵다. 변덕스런 여름 날씨에 고씨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지난 6월에는 극심한 가뭄 탓에 물기 없이 푸석한 논밭을 바라만 봐야 했다. 지난달에는 폭염 속에서 작업을 하는 게 버거웠다. 그런데 이달에는 태풍이 올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 고씨의 마음은 또다시 내려앉았다.
매년 종잡을 수 없는 여름 날씨에 농업인들은 불안하다. 특히 올해는 가뭄에 이어 태풍이 지나간 후 전국에 찜통더위가 찾아왔다. 지난주 12호 태풍 할롤라에 이어 8월 또 다른 태풍이 몰려온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농업인의 한숨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자연재난은 예측하기가 어렵다. 예방에도 한계가 있다. 이럴 때 행여 발생할지 모르는 자연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농작물 재해보험을 마련해두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 가뭄·폭염에 태풍 걱정, 재해보험 들면 '든든' 

재해보험은 태풍, 장마, 가뭄 등 자연재해와 조수해(새나 짐승으로 인한 피해), 화재 등으로부터 농작물을 보장해준다. 1년 단위 소멸성 보험이다. 올해 변덕스런 여름 날씨에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면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특히 벼 재배 농가의 보험가입 증가세가 눈에 띈다. 올 상반기 벼 보험 신규 가입 면적은 1만1940㏊로 기록됐다. 지난해 전체 면적의 17% 수준이었던 벼 재배 농가의 보험가입률이 올해 26.7%까지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가뭄에 이어 태풍 예보가 잇따르면서 벼 보험의 자기부담금을 완화해 가입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경기 158%, 인천 275%, 강원 338% 증가했다. 가뭄 피해를 심하게 본 중부 지방이 전국적인 벼 보험 가입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장범위는 과수작물, 벼, 원예시설, 밭작물, 버섯 등 크게 5가지로 나뉜다. 보험가입 시기는 농작물 파종시기에 따라 각각 다르다. 병충해 특약을 가입하면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 벼멸구, 도열병 등으로 인한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NH농협손해보험을 주축으로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에서 판매한다.

통상 평균 생산액의 70~80%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정부 및 지자체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한다. 정부의 보험료 지원율은 50%, 지자체 보험료 지원율은 약 20%로 지자체 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험에 가입하는 농가는 보험료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이처럼 저렴한 보험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여전히 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4회계연도 정부 재정사업 성과평가서’에 따르면 국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지난 2009년 5.52%, 2010년 5.27%, 2011년 6.88%, 2013년 9.38%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8.34%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입면적은 16.2%를로 집계됐다. 전체 대상의 약 84%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셈이다. 이는 2013년 이후 큰 자연재해가 없어 가입 농가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는 가뭄과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전망돼 등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에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연재해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재해보험을 통해 대비하는 게 좋다”며 “가뭄 피해 등으로 지난해보다 올해는 가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