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온과 함께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는 봄에는 덩달아 알레르기 환자도 급증한다. 대기 중에 섞여있는 꽃가루를 비롯해 황사와 미세먼지, 비산먼지 등이 피부와 호흡기를 자극하기 때문. 이 항원들이 대다수 사람에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염, 천식, 피부질환 등과 같은 이상 과잉반응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5년 진료비 심사실적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알레르기 환자 수는 600만명이 넘는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꼴로 알레르기 질환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제는 몇몇 사람에게 나타나는 이상 과잉반응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흔한 질환인 셈인데, 이는 서구화된 생활환경과 다양한 화학물질 사용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봄철에 더 극성인 ‘알레르기’, 왜?
보통 알레르기 질환은 계절성 알레르기와 통년성 알레르기로 나뉜다. 계절성은 주로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데 나무, 잔디, 풀 등에서 퍼지는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5월에는 주로 자작나무에서 꽃가루가 많이 퍼진다. 주변에 자작나무가 없어도 꽃가루는 날아다니면서 퍼지므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거나 옷에 꽃가루가 묻지 않았다고 해도 꽃가루 알레르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 계절성 알레르기라고 해서 '봄철만 지나가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질환을 방치하면 만성화돼 1년 내내 고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원인을 찾는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계절성 알레르기와는 반대로 통년성 알레르기는 1년 내내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 바퀴벌레, 고양이나 개의 비듬과 털, 고양이 침과 쥐의 소변 등을 통해 주로 발생한다. 또 우유, 달걀흰자, 복숭아, 옥수수, 딸기, 초콜릿, 식품첨가물 등이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이 되기도 하며 더위나 햇볕, 문지름, 압박 등의 환경적 요인도 있다. 방부제, 고무, 가죽, 향수, 화장품, 방사선, 세제, 니켈, 액세서리, 페니실린 주사, 혈관조영제 등 다양한 원인을 통해 발병되기도 한다.

◆ 비염·결막염·피부염·천식 등 다양


알레르기 질환은 크게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천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감기와 혼동하기 쉬운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나며 재채기를 하는 증상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휴식만으로도 1주일 이내에 호전되는 코감기와는 달리 알레르기성 비염은 1~2개월 이상 지속되며 열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치료 여부에 따라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면역검사 및 알레르기 반응 검사 등을 통해 사전 예방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눈의 결막에 접촉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이유 없이 눈물이 나기도 하고 눈이나 눈꺼풀이 간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은 주로 꽃을 직접 만지거나 공기 중에 날아다닌 꽃가루가 피부에 닿아 발생한다. 피부의 노출 부위가 빨갛게 변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며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하고, 기존에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었다면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호흡 시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숨이 차며 가슴이 답답해 심하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항원 찾는 첨단 기법들

알레르기를 극복하려면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알레르기 검사는 보통 원인 항원 및 질환에 따라 맞춤 시행된다. 현재 시행 중인 검사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여러 알레르기 항원을 동시에 알 수 있는 '마스트 알레르기 검사'(MAST Allergy Test)와 개별항원의 양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이뮤노캡 검사'(ImmunoCAP)가 있다.

마스트 알레르기 검사는 여러가지 흔한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특이 면역글로불린 E(IgE)를 동시에 검사하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 및 해당 항원군을 추정할 수 있는 선별검사다. 한번의 검사로 흡입성 및 음식물 알레르기 항원 100종 이상에 대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얻을 수 있다. 이뮤노캡 검사는 혈청에 존재하는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대한 특이 IgE라는 항체를 측정하는 정량검사다. 특이 IgE 항체의 양을 통해 증상의 중증도를 예측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혈액검사들은 피부 반응검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쇼크 위험이 없어 안전하며 성인은 물론 소아도 효과적으로 원인물질을 찾아내는 장점이 있다. 피부과민성 때문에 그동안 피부반응 검사를 시행하지 못했던 사람이나 항 히스타민제 등의 약제를 복용한 사람도 진단이 가능해 더 많은 환자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는 데다 꽃가루까지 날려 영유아 및 소아, 성인 사이에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다. 5세 이상 유아 및 성인은 아토피성 알레르기의 유무 및 원인을 찾는 '파디아톱 검사'(Phadiatop)를, 이보다 어린 0~3세 영유아는 흡입성 알레르기 항원과 가장 흔한 음식물 알레르기 항원을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파디아톱 인펀트 검사'(Phadiatop infant)를 받으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Tip. 봄철 알레르기 예방법
☞바람이 불거나 꽃가루·황사가 심할 때는 문이나 창문을 잘 닫아 실내로의 유입을 막고 그 외에는 1시간 정도 환기를 시킨다.
☞실내 또는 차 안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환기를 시키지 않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
☞오염된 공기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니 자동차 매연이 심한 곳, 공장밀집지역에는 가지 않는다.
☞실외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면 가능하면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쉰다.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경우 외출하기 30분 전에 알레르기 약을 복용한다.
☞외출 후 집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옷에 붙은 꽃가루와 먼지를 털어내고 들어와 세탁한다.
☞외출 후 실내에 들어오면 반드시 손발과 목 등 노출된 피부 부위를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통해 청결을 유지한다. 귀가 후에는 곧바로 샤워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 증상이 느껴진다면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의 원인을 체크하고 예방 및 치료를 받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