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전남도지사가 '신안의 한 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과 관련해 늑장 기자회견과 무성의한 답변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3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섬마을 참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어 "섬은 매력적이지만, 격리됐기 때문에 취약하다"며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섬에서의 인권 개선을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공약인 '가고싶은 섬 가꾸기'는 이번 사건에 게의치 않고 추진하겠다는 의사까지 드러냈다.

이번 사건이 전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마당에 이 지사 자신의 공약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칫 전남도 이미지 훼손에 불을 지핀 꼴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전 10시30분부터 38분까지 비교적 짧게 진행됐으며 이 지사의 기자회견 자료 낭독 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회견 말미에 모  방송사 기자가 "전남도의 구체적 대응방안은 무엇이냐"고 이 지사에 물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감사하다"고만 말한 채 황급히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이 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놓고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다 일방적으로 회견을 끝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성폭행 사건 발생 열흘만에 명확한 대책도 없는 면피성 기자회견을 한 것도 문제이지만, 언론사 출신인 이 지사의 사려깊지 못한 돌출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모 기자는 "하루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멀리 광주에서 왔는데 오늘 이 지사의 무성의한 답변과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이런 기자회견을 하려면 보도자료로 충분할 텐데…"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지사의 구설수는 이뿐만 아니다. '늑장 사과 기자회견'과 관련해 이날 저녁 모 언론사와 전화인터뷰에서 갈지자 언행이 논란에 중심에 섰다. "사건 발생 20일이 지났는데 이제야 기자회견을 하는 거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소관 문제를 말씀드리는 건 참 비굴하다 생각합니다만 교육청 소관이다"고 일축했다.


또 "소관 업무가 아닌데 도지사가 사과한 셈이 됐는데"라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말씀드리긴 좀 뭐하고요. 저로서도 도의 책임을 진 사람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 나는 모르겠습니다, 이럴 순 없습니다. 단지 소관부서가 있는데 제가 먼저 나서는 것은 조금 조심스러웠다, 그것은 틀림없습니다만 그러나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라며 말 바꾸기에 나서 빈축을 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기자도 "이번 여교사 집단 성폭행과 관련해 동네 이장도 사과하고 신안군수도 사과했다. 이들이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지 않느냐. 도의적인 책임 차원에서 이들이 사과를 한 것이다. 이들이 사과하기 전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전남도 수장인 이 지사가 먼저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이번 사과가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지사의 돌출 행동과 관련해 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와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이 지사가 회견장을 급히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면서 "명확한 대책 마련도 없이 사과를 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있어 사과 기자회견 시기를 저울질하다 이제야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