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국립공원 측이 '국립공원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태백산 일대 일본산 나무를 벌목하겠다고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태백산국립공원 사무소는 태백산 일대 일본산 잎갈나무 50만 그루를 벌목하고 참나무류와 소나무 등 토종 나무로 대체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국립공원 측은 "벌목사업은 '국립공원 내 분포하는 외래종 나무와 초본류는 제거하고 토종으로 대체한다'는 국립공원 관리 원칙에 따른 조치"라며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는데 일본산 잎갈나무가 대량 서식하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은 내년에 일본산 잎갈나무 정밀 분포현황에 대한 용역조사를 하고 2021년까지 45억원을 들여 벌목할 계획이다.
앞서 태백산국립공원은 22일 강원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 일대의 기존 도립공원과 국공유지를 통합해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이번 벌목 대상이 된 일본산 잎갈나무는 태백산국립공원 수종의 11.7%를 차지한다. 1900년대 초 국내에 들어온 이 수종은 생장 속도가 빨라 박정희 정부 녹화사업에도 사용되는 등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한 환경단체는 "거목으로 자란 50만 그루의 나무를 베고 운반하려면 산 곳곳에 장비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국립공원 태백산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국립수목원 측도 "일본이 원산이라서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면 국내 산 대부분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벌목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완근 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본잎갈나무의 경우 우리의 자생 수종은 아니지만 이미 수십 년 전 심어져서 현재 숲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생태계를 잘 구성하고 있는 나무를 외래 수종이라고 해서 벌채한다는 것은 숲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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