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무마 사건과 관련해 '입막음용 돈' 전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국가정보원에서 받은 자금을 '민간인 사찰'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썼다는 의혹을 받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25일 장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장물운반 등 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주요 혐의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증거인멸 가능성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점, 피의자의 직업과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장 전 비서관은 지난 2011년 4월 류충렬(62)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통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5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국정원 특수활동비에서 나왔고, 민간인 사찰 폭로를 막기 위해 전달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장 전 주무관에게 취업 알선을 제안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21일 전대천 전 가스안전공사 사장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2012년 민간인 사찰 사건 폭로를 하지 않는 대가로 5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돈의 출처가 의심됐지만 류 전 관리관이 당시 검찰 조사에서 "장인 돈으로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윗선' 규명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류 전 관리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장 전 비서관이 준 돈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장 전 비서관을 지난 23일 불러 고강도 조사를 벌인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법원의 판단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측은 “장 전 비서관은 2012년 검찰 수사 이후 이번 검찰 수사(1회)시까지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 등 주요 관련자들과의 말 맞추기, 허위진술로 진실을 은폐해왔다. 2회 조사에서 류충열과 대질 후 돈을 전달한 사실만 인정하고 지시 받은 사실은 계속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해외에 있던 류 전 관리관에게 전화로 수차례 은밀히 연락해 과거와 같이 돈의 출처에 대해 허위진술 해 줄 것을 종용하는 등 실제로 증거인멸 시도를 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검찰 측은 “공직비위를 단속해야 하는 공직기강비서관 신분임에도 오히려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내부고발자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50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본인 진술로도 명백히 확인되는 등 중대범죄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는 대부분 피의자들이 직업이나 주거가 일정해 '직업이나 주거가 일정하다'는 것이 의미있는 기각의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영장 기각이 부당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