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영화감독. /사진=SBS '청룡영화상' 캡처

동료 여성 영화감독을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현주 감독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 입장을 밝힌 가운데 피해자 B씨가 이에 재반박하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2015년 4월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신 후 만취한 여성감독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하자 모텔로 데려갔다가 A씨의 신체 일부를 만지며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로 최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 감독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술에 취해 잠이 든 줄 알았던 피해자는 어느새 울기 시작하더니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오열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자신의 고민을 저에게 이야기했고 그런 피해자를 달래던 중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가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저로서는 피해자가 저와의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입장문을 발표한 후 피해자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와 다른 입장문을 발표했다. A씨는 “한달 후에 갑자기 신고한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신고하기까지 약 한달 동안 사과를 받기 위해 두차례 더 내가 먼저 전화를 했고 사과는 커녕 내 잘못이라고 탓하는 얘기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그 길고 치졸한 변명 속에 나에 대한 사죄는 어디에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한 영화팬들에 대한 사죄의 말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몹쓸짓을 당했던 그 여관이 당신의 영화에 나왔던 그 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을 때 느낀 섬뜩함을, 당신의 입장문을 읽으며 다시금 느꼈다”며 분노했다.


한편 A씨의 남자친구 B씨 역시 온라인상에 “뻔뻔하게 활보하고 있는 가해자를 보는 것이 너무나 괴롭다. 유죄판결이 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피해당사자뿐 아니라 저 역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졌다. 이제는 그 끝을 보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