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비서 및 자신이 만든 연구소 직원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8일 예정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가운데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했다./사진=임한별 기자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53)가 구속을 면했다. 법원은 “안 전 지사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곽형섭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28일 오후 11시30분쯤 이같이 설명하며 "지금 단계에서 구속하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곽 판사는 이날 오후 2시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검찰과 안 전 지사 측 소명을 들은 뒤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안 전 지사는 오후 11시59분쯤 영장심사 이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던 서울남부구치소에서 풀려나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지친 기색의 안 전 지사는 '영장이 기각됐는데 심경이 어떠시냐', '앞으로 수사에 어떻게 임하실 계획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김지은씨(33)에 대한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3가지 혐의를 적용, 지난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가 주장하지 않았던 강제추행 혐의도 추가됐다.

다만 싱크탱크 직원 A씨와 관련된 혐의는 기초 수사가 더 필요해 이번 영장 신청에서는 제외했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과는 달리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추후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수사 방향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서울서부지검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한 혐의 증거를 보강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거나 불구속으로 수사를 마친 뒤 기소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김씨를, 2015~2017년 A씨를 수차례 위력으로 간음하고 위력 또는 폭행·협박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안 전 지사는 해당 혐의에 대해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생각했다"고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