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영장기각. 사진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사진=뉴스1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하고 이후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안 전 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 부장판사는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며 "그밖에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피의자의 주거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1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31일 조사단 출범 이후 75일만이었다.

안 전 검사장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서지현 검사 인사 불이익을 인정하는지', '심경이 어떤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서둘러 법정으로 향했다.


안 전 검사장은 지난 2015년 8월 검찰 인사에서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 내도록 하는 등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지난 1월29일 공개 폭로하면서 이른바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미투(Me too)' 운동을 촉발시켰다.

서 검사는 성추행 사건 이후 2014년 4월 당시 근무했던 수원지검 여주지청 사무감사에서 수십건의 지적을 받은 뒤 검찰총장 경고를 받았고 2015년 통영지청으로 발령나는 등 부당한 사무감사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성추행 관련 내용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강제추행은 친고죄(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죄)가 적용되던 2013년 이전에 발생했는데 이미 고소가 가능한 기간인 1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또 2014년 서 검사의 사무감사 당시 안 전 검사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도 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지난 2월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안 전 검사장을 공개 소환했고, 지난달 5일과 26일 비공개 조사를 하는 등 총 세차례의 조사를 실시했다. 또 법무부 검찰국과 관련자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해왔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안 전 검사장의 기소 여부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고, 수사심의위는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기소하라고 결정했다. 그에 따라 조사단은 영장을 청구했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짓고 안 전 검사장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