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와해공작 의혹을 받는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사진=뉴시스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을 와해시키려는 공작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앞두고 "진실의 태양이 뜰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4일 오전 10시30분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검은색 정장에 휠체어를 타고 나온 이 전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정말 노조가 와해돼야 한다고 생각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법원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전 장관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며 "가까운 데 먹구름이 끼어도 진실의 태양은 언젠가 나타날 걸로 믿는다"고 했다.


취재진이 "노조가 와해되길 바란 것이 사실이냐"고 재차 묻자 이 전 장관은 "그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제3노총을 만들기 위해 국정원에 1억원 넘게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질문에 이 전 장관은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노조 와해라는 생각을 어떻게 갖겠느냐"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이 전 장관의 영장심사는 이언학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맡는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 전 장관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이다. 검찰은 이 전 장관이 차관으로 재직 중이던 2011년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노동계 분열공작을 실행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노총'을 제3노총으로 내세운다는 계획을 짜고 국민노총 측에 국정원 자금을 끌어다줬다는 혐의다.


국민노총은 2011년 11월 '투쟁'이 아닌 '화해와 협력'을 내걸고 조합원 3만여명 규모로 출범했다.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MB노총'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국민노총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뒤인 2014년 한국노총에 흡수·통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