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란인 친구가 공정한 난민심사를 받도록 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강제출국 위기에 놓인 친구를 도와달라는 이 호소문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작성한 글이다.
글의 요지는 이렇다. 이란인 친구 A군(15)이 기독교로 개종해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음에도 제대로 된 난민심사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승소)과 2심(패소)의 판결이 달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심리 없이 기각해버렸다. A군은 오는 10월 강제로 출국당할 위기에 처했고 이를 알게 된 학교 교사와 친구들이 구명운동에 나섰다.
◆이슬람 싫어 떠난 무슬림의 자식…기독교로 개종
A군은 2003년 이란이슬람공화국(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를 따라 2010년 한국에 왔다. A군의 아버지는 이슬람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사소한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고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이슬람에 회의를 느껴 고국을 떠났다.
A군은 입국 이듬해인 2011년 초등학교 친구의 권유로 집 근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매주 주일학교에서 예배, 성경공부 등 신앙활동에 활발히 참여했고 2015년 봄에는 교회 글짓기 대회에 나가 장려상도 탔다. 2017년에는 아버지 친구를 따라갔던 성당의 경건한 분위기에 감동해 교리교육을 받고 천주교에 입교했다. A군의 세례명은 ‘안토니오’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이란은 시아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나라로 이란에서 실제로 적용되는 ‘샤리아 율법’은 무슬림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무슬림으로 간주한다. 이란의 정식 국호가 ‘이슬람공화국’(ISLAMIC REPUBLIC)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이란 헌법은 공식종교로 이슬람을 규정, 시아이즘을 따른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국민은 일반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없으며 샤리아 율법은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다.
◆"종교적 진정성 없다" 난민 지위 불인정
따라서 A군의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A군의 아버지는 이슬람에 거부감을 느껴 떠나왔고 돌아갈 경우 박해를 받을 위험도 높다. 나아가 이란은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3위다. 이란에서 기독교 개종자는 체포, 구금을 당하거나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A군은 2016년 난민인정 심사를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A군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종교를 선택했다는 징표가 없고, 개종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A군은 소송을 진행, 지난 5월 서울행정법원이 심리한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1심은 이란에서 기독교인의 박해에 관한 영국 의회보고서 등을 거론하며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를 인정했다.
그러나 2심인 고등법원은 출입국청의 손을 들어줬다.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고 A군이 이란 당국의 적대적 주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심의 판결을 취소했다. 이에 A군은 대법원에 상고를 신청했지만 대법원은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했다.
◆10월 한국 떠나야 하는 A군 부자의 눈물
청원글 작성자는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하며 문제는 법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에 있다고 비판한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성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난민지위를 불인정했지만 정작 난민면접 당시에는 이슬람교에 대한 질문만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2심은 영국 의회보고서, 유엔난민기구(UNHCR) 자료 등 이란에서 개종자가 겪는 위험·박해를 기록한 문서는 배제한 채 영국 내무부 자료만 채택했다고 지적한다. 또 대법원은 한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끝내버렸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법조계 관계자는 "상고심에서는 사실관계가 아닌 법률관계를 따지므로 기각당한 것 같다"면서 "대법원에 상고되는 사건이 너무 많은 것도 한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1심과 2심의 판결이 다르고 한 인간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 (기각된 것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A군의 아버지도 난민심사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패소했고 2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재판이 끝나고 10월이 지나면 A군 부자는 한국을 떠나 이란으로 향해야 한다.
A군은 머니S와의 통화에서 "9월 전에 난민지위 재신청을 하기로 했다"면서 "다시 조사관들을 마주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좋은 친구들 덕분에 용기가 생긴다"고 웃었다. 현재 학급 회장이기도 한 A군은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고맙다고 항상 말하는데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다고 느낀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A군 부자가 난민지위 재신청을 해도 승소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나라의 난민인정률이 극도로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9942명이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은 121명으로, 심사결정 종료 건수(6041건) 대비 난민인정률이 2.0%에 불과하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소송을 낼 수 있으나 법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더 어렵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3364건의 난민 소송 중 단 6건만 난민으로 인정했으며 인정률은 0.17%다.
아울러 '제주 예맨 난민' 사태로 난민심사를 강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되거나 발의를 앞둔 상태인 점도 A군 부자에겐 악재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사회질서를 해칠 목적이나 경제적인 목적, 국내 체류의 방편 등으로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난민법'(일명 난민신청 남용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A군의 아버지도 난민심사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1심에서는 패소했고 2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재판이 끝나고 10월이 지나면 A군 부자는 한국을 떠나 이란으로 향해야 한다.
A군은 머니S와의 통화에서 "9월 전에 난민지위 재신청을 하기로 했다"면서 "다시 조사관들을 마주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좋은 친구들 덕분에 용기가 생긴다"고 웃었다. 현재 학급 회장이기도 한 A군은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고맙다고 항상 말하는데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다고 느낀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A군 부자가 난민지위 재신청을 해도 승소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나라의 난민인정률이 극도로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9942명이지만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은 121명으로, 심사결정 종료 건수(6041건) 대비 난민인정률이 2.0%에 불과하다.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소송을 낼 수 있으나 법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더 어렵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3364건의 난민 소송 중 단 6건만 난민으로 인정했으며 인정률은 0.17%다.
아울러 '제주 예맨 난민' 사태로 난민심사를 강화하는 개정안이 발의되거나 발의를 앞둔 상태인 점도 A군 부자에겐 악재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사회질서를 해칠 목적이나 경제적인 목적, 국내 체류의 방편 등으로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난민법'(일명 난민신청 남용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