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보험업계 이슈는 올해도 진행 중이다. 보험사들의 인슈어테크 확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전 자본확충, 업계 불황 속 새 먹거리 찾기 등이 지속됐으며 저축성보험은 점차 보험사 판매대에서 사라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보험업권 10대 이슈를 바탕으로 올해 이슈를 짚어봤다.


◆'약관 문제' 올해도 터졌다

지난해 생보사들은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으로 당국 제재를 받는 등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자살보험금 미지급 논란은 2001년 한 보험사가 ‘자살도 재해사망에 해당된다’는 특약을 걸러내지 못해 야기된 사태로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를 우려한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의 백기투항으로 일단락됐다.


대법원은 2016년 5월 약관대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빅3 생보사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자 금감원은 영업정지 등 중징계를 예고했다. 
결국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자살보험금 미지급액 전액지급을 결정했고 교보생명은 2007년 이전 계약의 지연이자를 제외한 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기관경고', 교보생명은 1개월 일부 영업정지를 받았다. 

사진=뉴스1DB

올해도 생보사들은 즉시연금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약관에 연금을 산출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쉽게 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즉시연금에서 뗐던 사업비를 모조리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결국 민원인과 보험사의 갈등은 법원에서 판단을 받을 전망이다.
만약 법원에서 약관 문제를 인정할 경우 보험업계가 지급해야 할 추가 연금은 8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약관 한 줄의 파장으로 야기된 참사였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과거 판매한 모든 상품의 약관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무성했다. 암 보험금 약관 역시 애매모호한 명시로 사회적인 비판 여론이 극에 달한 한해였다.

◆'문재인케어' 여파는 현재 진행 중

'문재인케어' 여파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문재인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인 '문재인케어'를 선언하며 보험사들에 실손보험료 인하를 꾸준히 압박했다.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가 상당부분 이뤄지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떨어지고 보험료가 할인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보험사들의 인하 동참을 유도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이미 손해율이 100%가 넘는 상황에서 쉽사리 인하를 결정하지 못했다.

문재인케어 여파는 내년 실손보험료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실손보험료 인하 여력이 여전히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올해 실손보험료를 동결한 만큼 내년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버티고 있다.


◆GA '공룡'에서 골칫거리로 
2017년은 설계사들이 모여 하나의 독립된 대리점 형태로 영업을 진행하는 독립보험대리점(GA)이 급부상한 한해였다. 2000년대 초 국내에 처음 도입된 GA는 높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설계사 유치에 성공하면서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문제는 몸집이 커지며 GA설계사의 불완전판매나 보험사기가 늘었다는 점이다. 이에 올해는 당국이 GA수수료에 손질을 가할 것으로 알려져 대리점협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GA업계는 당국의 이번 수수료 손질을 두고 금융위와 보험업계가 함께 'GA죽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대리점협회는 이번 수수료 개편안이 철회될 때까지 반발할 기세여서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양상이다.

◆IFRS17, 여전히 보험사 옥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험업계의 최대 이슈는 IFRS17 도입이다.

IFRS17은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금인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을 보수적으로 잡는 제도다. 결국 저축성보험료의 경우 자산이 아닌 부채로 평가돼 보험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다.

대형사의 경우 수천억원대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재정을 늘렸지만 상대적으로 몸집이 열악한 중소형사는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진통이 컸다.

올해도 IFRS17은 보험업계에서 1년 내내 이어진 이슈였다. 지난 11월에는 극적으로 도입 1년 유예가 결정되며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이나 회계시스템 마련에 앞서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IFRS17 대비, 자본 여력이나 시스템 확충 준비력이 떨어져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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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서 힘 못쓴 보험다모아
2017년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탑재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서비스 이용을 위해 직접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방문해야 했지만 '다음' 입성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자동차보험, 자동차보험료' 등 연관검색어만 입력해도 보험다모아의 보험료 비교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보험다모아는 지난 8월부터 다음에서 자취를 감췄다. 양측이 서비스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않아서다. 다음 측은 보험다모아가 수익적인 면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편의성 향상 차원에서 지난해 8월 시작된 보험다모아는 1년 만에 별다른 성과없이 포털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기대를 모았던 보험다모아의 '포털공룡' 네이버 입성도 클릭당 단가에서 이견을 보이며 무산됐다. 올 한해는 보험다모아의 '포털 굴욕'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인슈어테크 '본격 만개'

2017년은 4차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서 보험업계가 인슈어테크(insurance+IT) 확산에 나선 한해였다. CEO들은 신년사에서 저마다 새 먹거리 찾기를 강조하며 핀테크 육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보험사들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의 보험업계 버전으로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보험의 기본 패러다임을 바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다.

올해는 보험사 인슈어테크가 자리를 잡은 한해였다. 일부 보험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담사, 설계사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교보생명은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자동청구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또한 대부분의 보험사가 모바일 간편청구, 보험 가입 등 핀테크를 활용한 간편서비스를 선보였다. 업계는 내년 보다 진화된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한편 보험비교, 보험청구 등 간편서비스를 특화무기로 내세운 보험핀테크업체들이 꾸준히 서비스를 확충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간편송금서비스 업체 토스는 아예 보험사를 설립해 보험을 직접 판매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보다 진화된 형태의 핀테크업체들이 더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무산 '보험료 카드결제'

지난해부터 이어진 당국의 보험료 카드결제 납부 확대 노력은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여전히 수수료율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지난해 보험사 보험료 결제별 2.2~2.3%가량의 수수료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보험사가 무리한 수수료율을 요구해와 협상이 늦춰지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측은 이후 수차례 논의를 거쳤지만 결국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도 답보상태는 이어졌다. 오히려 당국의 카드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카드업계는 사실상 인하여력이 없다는 분위기다. 앞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카드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 수수료율을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도 카드업계 '수수료 대란'으로 보험료 카드납부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더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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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우리도 바꿨어요"
지난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새 사명을 달았다.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은 상표권을 지닌 계열사 동부건설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면서 네이밍을 더 이상 쓸 수 없게 돼 지난해 11월부터 사명을 'DB'로 교체했다.

중국안방보험그룹에 인수돼 더 이상 ‘알리안츠’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한 알리안츠생명도 새 사명을 ‘ABL생명’으로 바꿨다.

올해는 ING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ING생명은 올해 브랜드 이용 계약이 만료돼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대주주가 현대자동차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뀌며 현대푸본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방카슈랑스, 올해는 부활?

2017년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한해였다. 지난해 4월 세법개정으로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혜택이 축소되면서 방카슈랑스시장은 위축됐다. 특히 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는 시장 위축을 더 부추겼다.

올해는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이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대신 저축성보험 위주였던 판매 포트폴리오는 보장성보험으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설계사 중심의 기존 영업채널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이에 내년에도 방카슈랑스를 비롯, 모바일 판매채널 등을 더욱 확대해 신채널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리인상, 보험사 수익률 개선

지난해 11월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포인트 올린 1.50%로 확정했다. 무려 6년5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정확히 1년 후인 올해 11월30일, 기준금리는 또 다시 0.25% 인상됐다.

보험업계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운용수익이 오르고 저축성보험의 역마진이 축소될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 또한 인상돼 보험사 장기채권 이자수익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