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오픈한 롯데마트 베트남 14호점 꺼우져이점./사진= 롯데마트 제공
2017년 9월 롯데마트가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이 6개월 이상 영업을 강제로 정지시키는 등 일명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를 맞았다. 당시 중국 내 112개 점포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다. 나머지 점포도 사실상 휴점 상태였다. 결국 롯데마트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중국시장 철수 후폭풍은 국내 업황부진과 맞물려 롯데마트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매출은 6조3170억원, 영업이익 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1% 하락, 영업이익은 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적자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는 올해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국내 실적 회복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해 말 부임한 문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남아’ 성공신화 이어갈까
지난해 12월 롯데그룹은 부문별 수장을 교체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의 ‘미래 50년’ 성장을 위한 혁신을 가져올 인물들을 각 계열사에 배치했다. 롯데마트 대표직에는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 수장인 문영표 대표가 선임됐다.
문 대표는 중국시장 철수로 해외시장 영향력이 약화된 롯데마트에게 가장 필요한 인물이었다. 문 대표는 2009년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에는 동남아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2008년 롯데마트 재직 당시에는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Makro)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당시 경쟁업체는 독일의 메트로, 프랑스 까르푸를 포함한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었다. 인도네시아 진출은 국내 유통업체 중 첫번째였다. 마크로가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여러 도시의 대형할인점을 운영한 덕에 롯데마트 현지공략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중국시장 철수 후 동남아시아를 해외시장 공략 주요 거점으로 삼은 롯데마트에 있어 문 대표만한 적임자가 없었던 셈이다.
문 대표는 취임식과 롯데그룹 주주총회에서 잇따라 해외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주총이 끝난 뒤 “마트사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해외사업 방향이 잡히면 기회를 만들겠다. 잘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취임식에서는 “동남아시장을 비롯해 해외사업 강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형마트업계에서 가장 핫한 해외시장은 베트남이다. 온라인쇼핑의 성장으로 약속이나 한듯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대형마트업체들은 국내 점포 효율화 작업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각종 규제로 국내 업체들에게 까다로운 시장이 돼버린 중국 대신 ‘신한류 기지’로 각광받는 베트남은 매년 소비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국내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롯데마트 역시 베트남을 해외시장 공략 거점으로 활용 중이다. 지난 2월 베트남 14호점 ‘꺼우져이점’을 오픈한 롯데마트는 내년까지 베트남 내 매장수를 70개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꺼우져이점은 하노이센터점, 동다점에 이어 베트남 북부지역인 하노이에 세번째로 문을 연 매장이다. 지금까지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 대부분의 점포는 상업 시설이 집중된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하는 남베트남에 집중돼 있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소비트렌드는 젊은층이 주도하는 분위기”라며 “이들이 이용하는 현대화된 마켓 공략이 중요하다. 앞으로 배송서비스 론칭, 자체브랜드(PB)상품 개발 등 차별화된 상품으로 어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법인장을 지낸 인도네시아도 주요 공략국 중 하나다. 현재 롯데마트가 운영 중인 해외 매장수는 총 61개로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47개(베트남 14개)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영업성과에 다소 뒤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인도네시아 매출은 1조600억원으로 4%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이 2830억원으로 8% 증가한 데 비해 하락세다. 문 대표는 베트남과 함께 기존 해외시장 주 공략처인 인도네시아를 동시에 성장시켜 해외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다
올해 문 대표의 두번째 과제는 국내실적 안정화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해외에서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7년 보다 34.4% 성장한 반면 국내에서는 1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사업 만큼이나 국내에서 내실을 다져야할 시기로 보인다.
다만 업황 변화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온라인쇼핑의 성장 속 국내 대표 오프라인 채널인 대형마트 업계의 실적이 하락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매출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대형마트는 13.7%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형마트의 전년 대비 매출은 2016년 1.4%, 2017년 0.1%, 2018년 2.3%가 줄었다.
문 대표는 마트업태 수익성 악화와 관련 온·오프라인 채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강조했다. 롯데마트가 지닌 오프라인 강점을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가져올 수 있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해 스마트 스토어 1호점 금천점을 시험대 삼아 인천터미널점과 이천점 등 리테일테크를 적용한 4세대 미래형 점포를 적극 확대해나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는 품질과 가격을 모두 잡은 차별화된 상품으로 마케팅 기조를 잡았다. 최근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극한할인 같은 대형행사 개최와 함께 가격과 품질을 모두 갖춘 상품으로 고객 마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과 밖에서 모두 성과를 내야 하는 문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롯데 할인점부문의 ‘미래 50년’을 책임져야 할 문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프로필
▲1962년 출생 ▲롯데상사 유통사업부문장 ▲롯데마트 해외본부 인도네시아법인장 ▲롯데마트 동남아사업본부장 ▲롯데마트 전략지원본부장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사업본부장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롯데마트 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S> 제588호(2019년 4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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