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까지 내가며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4월13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은 20조원을 기록했고, 같은날 예탁금은 44조원을 넘어섰다. 올 초(1월2일) 대비 각각 2배, 1.5배가 늘었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에 대한 진단과 함께, 향후 변수 발생 시 나타날 부작용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Cover Story-동학개미운동의 명암] ② [인터뷰] 김경호 NH투자증권 WM(자산관리)사업부 대표

▲김경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가 올바른 주식투자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견딜 수 있는 자금만 넣어라. 지금은 자신의 소득이나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해야 한다.”

너도나도 ‘지금이 기회’라며 폭락장 저가매수를 노리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소위 ‘개미’(개인투자자)들을 향한 김경호 NH투자증권 WM(자산관리)사업부 대표의 따끔한 충고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경호 대표는 최근 주식투자 열풍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관리전문가로 전국 지점 주식거래 등의 업무를 총괄하며 영업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이지만 “개인들의 무리한 신용거래융자 주식거래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융자 확대를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재차 급락할 경우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고객들이 자칫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어서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빚으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면 상담 시 1차 리스크 주의를 주고 우량 종목이 아니면 아예 대출이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지금은 시장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과거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처럼 회복할 것으로 장담하긴 힘들다”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각국의 ‘이동제한’이 풀려야만 경제가 활성화 되겠지만 그 시기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무리하게 빚내서 투자는 ‘금물’
김 대표는 “과거 상황과 비교해보면 투자에 우호적 환경임은 분명하다”면서도 “현재의 거래량 폭증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 증시는 폭락한 데 반해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실제 3월 한달간 코스피지수는 11.7%(1987.01→1754.64) 빠졌다. 3월23일에는 1482.46포인트까지 하락했다. 3월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20조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이 기간 증권사 신규계좌수는 86만2000여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4월에도 이어져 13일 기준 증권계좌 예탁금은 44조원을 넘어서며 올 초(1월2일) 대비 1.5배 확대됐다. 한방을 노린 2030세대 초보 개미부터 부동산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다른 투자자들까지 저가매수를 위해 빚을 내가며 주식시장에 몰린 탓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는 “투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되 절대 부화뇌동하지 말고 본인의 성향과 자금 성격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스스로 원칙을 세우고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 “코로나19 전후로 투자형태·투자시장 완전히 바뀐다”
투자형태와 투자시장의 변화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형태는 물론 투자형태까지 100% 바뀔 것”이라며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가져온 모든 형태의 투자시장은 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중심에 서게 될 미래의 투자형태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암묵적으로 주식투자를 예견했다. 그는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아진 금리와 부동산 규제 등은 현재 주식투자의 매력을 높이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투자 플랫폼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그 중심은 ‘디지털’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김 대표는 “비대면 모바일시장 접근이 상당히 빠르다”며 “증권사들은 비대면 모바일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말 디지털본부를 꾸린 NH투자증권은 비대면 고객을 전담하는 조직까지 따로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식투자는 고객별로 투자 목적과 매매 형태 등이 매우 다양하다”며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플랫폼 발달과 정보 접근성의 개선으로 자기주도성향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자별 맞춤형 서비스… 올해는 ‘과정가치’ 세분화”
변화에 맞춘 NH투자증권 WM사업부의 경영전략도 공개했다. 지난해 실적 중심이 아닌 ‘과정가치’란 파격적 영업문화를 선보인 김 대표는 올해도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한 새로운 승부수다. 김 대표는 “올해는 고객기반 확대나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질적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10억원 이상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집중 관리 등 투자자별로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 측면에선 HNW(High Net Worth, 고액자산가)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경쟁력 있는 인적서비스를 육성하기 위한 변화관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과정가치를 더욱 세분화한 전략으로, 오로지 고객에만 집중하는 사업체계로 변모시킨다는 게 김 대표가 위기 극복을 위해 던진 승부수다.

그는 “당장의 매출보단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고객장악력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는 고객 맞춤형 투자자문과 포트폴리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이 경우 성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 김경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프로필
<학력>
▲전주 해성고등학교 졸업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희대학 일반대학원 경제정책 석사
<주요경력>
▲2013년 12월 ~ 2014년 5월 왕십리지점 지점장 
▲2014년 6월 ~ 2016년 12월 일산WMC 센터장
▲2016년 12월 ~ 2017년 12월 광화문 총괄금융센터 총괄이사
▲2017년 12월 ~ 2018년 12월 중서지역본부 본부장
▲2018년 12월 ~ 현재 WM사업부 대표

☞ 본 기사는 <머니S> 제641호(2020년 4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