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앞 전광판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정 연기를 알리는 안내문이 띄워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서서히 재개 여부를 논의 중인 가운데 현지 언론인들이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잠정 중단됐다.

기약 없이 흘러가던 재개 논의에 최근 다시 불이 붙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지자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재시작 프로젝트'(Project Restart)라는 이름 아래 리그를 다시 시작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사무국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각 구단에 훈련장 개방을 자율적으로 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이에 아스날과 토트넘 홋스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의 구단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선에서 선수들에게 훈련장 개방을 허가했다.

프리미어리그는 5월18일부터는 20개 구단 모두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6월8일쯤 리그 잔여일정을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사무국과 구단별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1일 회의를 갖는다.

하지만 영국 내 코로나19 종식이 아직 멀었다는 점에서 조급히 리그 재개를 논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존 크로스 영국 '미러' 수석 축구기자가 남긴 트윗. /사진=트위터 캡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시스템에 따르면 29일까지 영국에서는 16만235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2만1745명이 숨졌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전세계 5위다.
영국은 리그 재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5월 초 무관중 재개를 희망하는 독일의 경우 누적 확진자는 14만9912명으로 영국에 이어 6위지만 사망자는 6314명에 불과하다. 확진자 대비 사망률을 극도로 낮춰 유럽 내 코로나19 대처 모범 사례로 분류된다.

최악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각각 누적 확진자가 20만명을 넘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감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호전됐다. 반면 영국은 최근 일주일 사이 전국 요양원에서만 2000명 넘는 사망자가 확인되는 등 리그 재개의 명분이 다른 나라들보다 다소 부족하다.


영국 내 축구 언론인들은 이런 점을 기반으로 프리미어리그 재개 준비를 서두르지 말 것을 강조했다.
영국 '타임스'의 수석 축구기자 헨리 윈터는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프리미어리그는 서둘러선 안된다. 구단들이 시즌을 왜 마치고 싶어하는지는 이해할 만 하나 과학자와 의학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결정했을 때만 재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윈터 기자는 "'재시작 프로젝트'는 다른 곳보다 훨씬 더 큰 위험으로 가득 찼다"라며 "축구라고 (다른 스포츠와) 다르지 않다"라고 밝혔다.

존 크로스 '미러' 수석 축구기자도 "왜 축구를 다시 시작하려고 이리 서두르는지 이해는 된다. 프로축구의 재개는 일상이 다시 돌아온다는 신호이고 스포츠는 이 어두운 시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라면서도 "이를 위해 안전을 걸어선 안된다. 서두르지 말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