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며 고개를 든 이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만나 뜀박질을 하는 수준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제까지 간편식을 접한 적 없던 신규 소비자까지 끌어들인 덕분이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 간편식 경쟁은 치열해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업체들이 냉동과 냉장, 상온 간편식 상품 등 각자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주력했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업종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 방위적 경쟁체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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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식품은 맛없다?… 편견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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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없다”는 편견에 외면 받던 냉동식품이 진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를 앞세워 냉동 간편식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비비고 왕교자’는 만두 속 고기와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냉동식품 고급화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제일제당이 2015년 말 선보인 ‘고메’ 브랜드는 국내외 외식 트렌드 및 소비자 수요를 철저히 분석해 외식 수준의 프리미엄급 메뉴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췄다는 점에서 론칭 초반부터 주목받았다.
CJ제일제당의 냉동 간편식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성장한 약 1900억원을 기록했다. 고메 핫도그·고메 돈카츠·고메 치킨 등 고메 프라잉 스낵이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고메 냉동 베이커리와 지난 4월 선보인 비비고 주먹밥도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
냉동피자시장에선 오뚜기가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오뚜기 피자는 고온으로 달군 돌판오븐에서 구워내 정통피자의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후라이팬으로도 조리가 가능한 데다 2~3인분의 적당한 크기로 인해 혼밥족에게 각광받았다.
냉동피자 이외에도 크로크무슈·브리또·핫도그 등 다양한 냉동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최근에는 아이돌그룹 블락비의 멤버 피오를 내세운 ‘오뚜기 치즈듬뿍, 피슈또핫(피자·크로크무슈·브리또·핫도그)’ TV광고를 내보였고 앞으로도 다양한 디지털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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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식의 프리미엄화… 수산물도 손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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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식품을 비축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장기 실온 보관 가능한 상온 간편식 제품도 주목받는다. 과거 상온 간편식 제품은 냉장·냉동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고온 살균 처리로 인해 맛을 살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상온 간편식은 전문점 수준의 품질로 진화했다. 한국인의 대표 메뉴인 국·탕·찌개는 물론 손질과 조리가 어려운 수산물까지 간편식으로 출시된 것. 특히 CJ제일제당과 동원F&B가 경쟁하는 수산물 상온 간편식 시장에 최근 오뚜기가 뛰어든 것은 변화된 식품 소비 경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5월 수산물 간편식 제품인 ‘렌지에 돌려먹는 생선구이’ 3종(고등어·꽁치·삼치)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4월 연어 제품을 추가했다. 손질과 보관이 어려운 생선요리를 1인 가구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국·탕·찌개 간편식 시장에는 동원F&B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원F&B는 최근 ‘양반’ 브랜드를 활용해 ‘양반 국탕찌개’ 14종(탕 6종·찌개 5종·국 3종) 을 출시했다. 개별 재료를 따로 가열하지 않고 모든 재료를 한번에 담아 끓여내는 가마솥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국물 맛이 깊고 재료의 식감이 우수하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냄비에 부어 5분만 끓이면 완성된다.
동원F&B는 ‘양반 국탕찌개’의 생산을 위해 동원F&B 광주공장 3000평 부지에 400억원 규모의 신규 첨단 특수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열처리 시간을 20% 이상 단축해 재료의 본연의 맛과 식감을 살렸다. 시중의 국·탕·찌개 간편식 제품은 생산 과정에서 열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재료의 식감이 물러지고 육수의 색이 탁해져 맛이 텁텁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동원F&B는 신규 설비를 통해 열처리 시간 단축에 성공하면서 이를 극복했다.
CJ제일제당은 상온 간편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연구개발(R&D)와 제조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 ‘햇반컵반’을 출시한 데 이어 2016년 ‘비비고 국물요리’, 2018년 ‘비비고 죽’으로 상온 간편식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3개 카테고리의 지난해 매출은 3450억원.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은 43%로 고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비비고 국물요리’는 첫해 매출 14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1280억원, 지난해 16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000억원 대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출시 첫해 비비고 육개장, 두부김치찌개 등 4개였던 제품 라인업은 시장조사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4년 만에 25종까지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이런 성과를 토대로 간편식 사업을 지속 확대,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만들고 세계 무대에서도 혁신기술과 R&D 기반의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각오다.
동원F&B는 CJ제일제당과 양강 구도를 노린다.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전략을 통해 ‘양반 국탕찌개’를 올해 매출액 500억원을 달성하고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제품군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동원F&B 관계자는 “35년 전통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식 본연의 가치를 지켜가는 동시에 급변하는 간편식 트렌드에 유연히 대응하며 소비자의 필요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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