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유통업계가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뉴스1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상단에 노출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유통업계가 분통을 터뜨렸다. 네이버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다. 

네이버, 검색 조작으로 경쟁사 밀어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위반을 적발해 '쇼핑' 부문에 265억원, '동영상' 부문에 2억원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네이버가 쇼핑·동영상 분야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자사 상품·서비스는 결과 위쪽에 올리고 경쟁사는 아래쪽에 내린 행위에 각각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총 267억원 부과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검색·비교할 수 있는 쇼핑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쇼핑'을 운영하는 동시에 자사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쇼핑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면 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경쟁 오픈마켓 상품이 함께 노출된다. 이때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상품이 먼저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로 가중치(1.5배)를 부여해 상품 노출 비중을 높였다. 반면 경쟁 오픈마켓 상품이 연달아 노출되면 해당사 상품 노출 순위를 낮추는 등 경쟁사에는 불리한 기준을 적용했다.

경쟁 오픈마켓은 네이버 측에 수수료를 지불하면서도 검색 순위에서 밀려난 셈이다. 경쟁 오픈마켓이 네이버를 거쳐 상품을 팔면 건당 결제금액의 1~2%를 내야 하고 거래 데이터까지 제공해야 한다.


결국 경쟁 오픈마켓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했다. 오픈마켓 1위 업체 점유율은 2015년 38.30%에서 2018년 28.67%로 떨어졌다. 2위 업체도 27.03%에서 21.78%로 하락했다. 반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높아졌다.

"구글은 3조원 무는데"… 처벌수위 도마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검색 조작 행태에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공정위 제재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결정이 네이버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억누르고 공정 경쟁을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자사에 유리하도록 검색 순위를 조작한다는 내용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이야기였다"면서 "이제까지 심증만 있었다면 공정위 조사로 물증을 확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네이버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사례가 많다"며 "이번 공정위 결정이 네이버의 이런 행태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제재 수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네이버의 시장 지배적 지위와 이를 남용하면서 누린 이익을 감안할 때 과징금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다.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도 과징금 수준이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한 구글의 경우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약 24억 유로(3조3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 서비스인 구글은 EU로부터 천문학적인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며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올해 SPC가 자사 몰아주기로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쇼핑이라는 보다 큰 규모의 시장에서 이 정도의 과징금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가 지적한 쇼핑과 동영상 검색 로직 개편은 사용자들의 다양한 검색 니즈에 맞춰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경쟁업체 배제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