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사실상 2020년 국내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국가대표팀 축구경기'가 될 무대에 2020년 들어 처음으로 관중들이 '직관' 할 수 있는 배경이 깔렸다. 인원은 제한적이고 경기 역시 일반적인 A매치와는 거리가 있으나 그래도 의미 있는 그림이 펼쳐질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올림픽 대표팀이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페셜 매치 2번째 대결을 갖는다. 양 팀은 지난 9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치열한 승부 끝에 2-2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공식적으로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라 명명된 이번 대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다른 나라와 A매치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육책처럼 마련된 경기다.
A대표팀은 지난해 12월18일 부산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과의 최종전(1-0 승)이 마지막 경기였다. 김학범호 역시 지난 1월26일 태국에서 펼쳐진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1-0 승)을 끝으로 멈춰있었다. 향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KFA는 결국 두 팀의 스페셜 매치를 준비했다.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문제로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핵심 선수들이 제외된 상태라 베스트 전력은 아니고 다른 나라와 겨루는 게 아니니 일방적으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국대 축구'의 묘미도 다소 퇴색될 수밖에 없으나 그래도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것은 팬들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로 관중이 입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실제 1차전은 텅 빈 경기장에서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차전을 앞두고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1일 오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따라 A팀과 올림픽팀 2차전 경기에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급히 공지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져 관중 수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표팀 경기에 목마른 축구팬들에게 관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격적으로 관중 수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관중 수용 인원은 3000명이며 자리는 동측, 북측 스탠드로 제한된다. 방역 지침에 따라 음식물 반입과 취식이 전면 금지되며 육성응원도 할 수 없다. 경기장 출입 시에는 총 4단계(QR코드 인증, 모바일 티켓 확인, 체온측정, 소지품 검사) 절차를 거쳐야하고 경기장 안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여러모로 번거롭지만, 그래도 반가운 직관이다.
사실 협회 입장에서는 신경 쓸 일이 더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수입' 때문이라 바라보는 시선이 있으나 3000명 소수 인원 입장은, 오히려 안전요원 증가배치 등을 따질 때 이익은 아니다. 하지만 2020년 마지막 경기까지 저버릴 수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이정섭 홍보실장은 "거리두기 방침이 주말을 거쳐 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때문에 금요일 1차전 때 유관중을 염두에 두고 무엇을 확인하고 준비해야하는지 바쁘게 살펴봤다"면서 "다각도로 점검한 끝에 스탠드 전체 개방은 어려우나 정해진 지역에 팬들을 모시는 것은 된다고 판단했다. 준비를 위해 주말에 직원들이 고생 좀 했다"고 웃었다.
이어 "(수익보다는)올해 유일한 유관중 대표팀 경기라는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결정이다. 소수 인원이지만 팬들에게 '직관'의 기회를 선물한다는 의미로 보셨으면 좋겠다"면서 "많은 분들을 모실 수는 없으나 팬들의 호응도는 좋은 것 같다. 그만큼 팬들의 갈증이 있었다는 방증 아니겠는가"라면서 이번 조치의 의미를 부여했다.
평소 팬들이 쏟아내는 '대~한민국' 연호 속에서 필드를 누비던 것을 생각한다면 성에 차지 않는 국대 축구 경기장의 모습이겠으나 지금의 3000명은 3만명 보다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극적으로 판이 깔렸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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