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우리는 언제까지 일하다 죽어야 합니까?"
트위터에서 '오늘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laborhell_korea)' 계정을 운영하는 이현씨(가명)는 최근 북펀딩을 통해 출간한 책 '2146, 519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노동자의 죽음'을 설연휴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대선 후보 등에게 보내며 이 같이 물을 계획이다.
이 책은 이씨가 정리한 2021년 사망한 노동자의 부고 기록이다. 제목의 2146은 한 해 동안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의 숫자, 529는 전체 산재 사고 중 재해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숫자다.
즉, 지난 한 해 동안 재해사고로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의 부고를 담은 책이다.
당초 노동자들의 죽음의 소식을 직접 보게 된다면 화를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씨는 트위터에 기록을 시작했다. 그간의 기록은 출판사 온다프레스의 제안으로 출판으로 이어졌다. 이씨는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면 했다.
특히 이씨가 책을 보낼 이들은 트위터에서 투표를 통해 정해졌다. 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중대재해처벌법 통과시 출석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회의원 8인, 문재인 대통령, 한국경영자총협회,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송영길 민주당 대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상 득표순)이다.
이씨는 박희정 인권기록활동가가 적은 해설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 메시지를 적어 동봉할 예정이다.
"2022년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첫해다. 일터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의 가족과 동료 시민들이 지난겨울 곡기를 끊어가며 간절한 마음을 모아 만든 법이다. 그런데 재계의 반발에 눈치를 본 국회는 이법의 힘을 슬쩍 빼 통과시켰다. 50인 미만 사업장에는 법 적용을 3년이나 유예하고,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그러니까 적어도 3년간은 전체 사업장 열 곳 중 아홉 곳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인명피해를 일으킨 산재가 발생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에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을 포함함으로써 사고 예방 노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모호한 해석과 사각지대 등으로 한계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이씨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씨는 이번 북펀딩과 관련해 많은 이들로부터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특히 "저는 이 책에 기록된 한 노동자의 친구입니다. 책을 펼쳐보진 못할 것 같아요. 한 줄이라도 세상에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아 한참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도 노동자가 일하다 숨지는 비극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노동자 6명이 실종된 바 있다. 이중 3명의 행방은 28일 낮 현재까지 묘연하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이 계정의 소개말이 눈길을 끈다. '하루 7명, 일 년 2000여 명이 일하다 죽는 지옥 같은 나라 대한민국. 저들이 만든다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노동자는 사람이 아니었다. 2021년 이 계정에 기록된 일하다 죽은 노동자 529명. 2022년 이 계정에 기록된 일하다 죽은 노동자 51명. 기록은 죽은 노동자들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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