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코로나19 변이주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지만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낮은 만큼 이제는 팬데믹을 넘어 코로나19를 풍토병처럼 다루자는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다루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지적하며 방역을 풀 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언젠가 지금의 방역 상황을 종료하는 엔데믹으로 가야 하고 가는 과정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전제조건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확진자 늘어나고 풍토병 전환 검토 배경은?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엔데믹, 풍토병 전환 의견이 나오는 배경에는 역시나 치명률에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백신을 3차 접종까지 마친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계절 독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았다.
우리나라에서 계절 독감에 걸리는 인원은 해마다 300만~700만 명 정도다. 이 중 3000~5000명 정도가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18%로 계절 독감의 2배 수준으로 분석된다. 다만, 백신 접종력에 따라 치명률은 크게 떨어진다. 앞서 밝힌 데로 3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이라면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08%로 낮아지는 반면,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0.5%로 분석됐다.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계절독감의 5~7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60살 이상 미접종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5.39%에 달해, 같은 연령대 3차 접종자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문제는 일정 수준이 이상의 면역 획득…의료 여력도 중요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계절 독감처럼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파 능력이 5~10배 이상 높고 치명률도 여전히 2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적인 면역 수준 향상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방역당국이 밝혔듯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백신 접종력을 기반으로 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60%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시간이 지날수록 느슨해지면서 감염 고리도 끊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역설적이게도 집단면역 관점에서 감염자가 더 많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감염을 통해 자연적으로 면역을 가진 사람과 백신을 통한 고위험군의 보호가 함께 이뤄지면 정점을 지나 안정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서울시COVID19심리지원단의 코로나19 특별생방송에서 오미크론의 전파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백신 효과로 봤을 때 국내 확진자 규모가 1400만 명에 이르러야 확산 국면을 지나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아직 1000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의료 여력도 중요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대면 진료가 계속해서 축소되면서 살릴 수 있는 환자를 놓치는 경우가 조금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둘러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확진자로 인해 제대로 매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망자는 급속도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중증화와 전파 속도를 억제하는 백신과 치료제가 준비된 상황에서 편리한 진단검사 시스템도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엔데믹으로 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가는지가 중요"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2주 안에 신규 확진자가 정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는 다양하다. 적게는 27만 명, 많게는 40만 명을 예측하기도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주는 20만 명이 넘고, 다음 주에는 40만 명이 넘을 수 있다"며 "검사를 60세 이상 위주로 하고 있어 실제 확진자는 정부 통계 수치에 2배 정도로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유행의 정점을 3월 중순쯤, 그 수는 25만 명 내외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한 달 안에 정점을 지나 유행이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는 점은 비슷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유행이 언제쯤 끝날 것인지가 아니라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피해를 가지고 유행 상황이 좋아지는 것과 통제를 하면서 상황이 좋아지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한두달 안에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잘못된 신호를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즉, 외국의 사례처럼 수많은 사망자를 내고 유행이 꺾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로 통제 불가능한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저질환자와 고령층, 감염 취약층을 위한 보호가 더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응급상황에서 서둘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재택 치료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병원 입원이 필요한 환자 구분을 꼼꼼하게 하고 먹는 치료제도 좀 더 공격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백 교수는 "현재 방역당국에서 풍토병과 독감 얘기를 하면서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있는데 지금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옆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하루에 300명 내외가 사망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가선 안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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