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갈마동 한 도로에서 경찰들이 음주단속을 펼치고 있다. 2019.6.25/뉴스1 DB © News1 주기철 기자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일명 '윤창호법'이 적용된 판결을 받은 사건들을 대법원이 최근 잇따라 파기환송했다.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에서 윤창호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돼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3명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각각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음주운전 전과가 4차례나 있었음에도 지난해 5월 혈중 알코올농도 0.14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의 경우 음주운전 전과가 1회 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2월 혈중알코올농도 0.11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고, 앞차 범퍼를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도 1회의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상태에서 지난 2020년 6월 혈중알코올농도 0.085%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윤창호법이 적용돼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과 벌금 1200만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도 모두 항소가 기각됐고, 모두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이후 2심 선고와 대법원 판결 사이에 윤창호법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가 지난해 11월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윤창호법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에게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이다.

윤창호법은 지난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대학생 윤창호씨가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법이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를 낸 경우 처벌수위를 높아졌다. 또 도로교통법 역시 음주운전 기준을 높이고 재범 음주운전을 엄격하게 규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린 부분은 도로교통법 부분이었다.

헌재는 당시 "과거 위반행위가 10년 이상 전에 발생했고, 그 후에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과거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윤창호법이 적용돼 원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3건에 대해 "위헌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결정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으로서는 윤창호법 부분의 위헌 여부나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절차 등이 필요한지에 관해 심리했어야 하는데, 이를 살피지 않고 도로교통법 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헌재의 위헌 결정 이후 윤창호법이 적용된 원심 판결을 여러 차례 파기했다. 앞서 대법원은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사건에 대해 헌재의 위헌 결정을 이유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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