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11세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가하면서 이르면 3월 말부터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백신패스 반대 및 국민선택권 보장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불안에 떠는 학교… 집단감염 온상 되나
② 5~11세도 백신 접종… “예방효과 90% 이상”
③ “자녀에게 백신 맞히겠습니까”
정부가 5~11세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허가하면서 이르면 3월 말부터 해당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다. 방역당국은 3월 중 5~11세 어린이 대상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연령대 부모들 사이에선 이상반응 등을 우려해 접종을 시키지 않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5~11세 백신 허가했지만… 부모들 반응은 ‘싸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월23일 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를 내렸고 구체적인 도입일정과 접종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부모들의 수용성에 대해서도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이 5~11세 백신 접종에 나선 것은 최근 유·아동 연령대의 확진자가 다른 연령대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월 셋째주(13~19일) 연령별 일평균 확진자 발생률에서 0~9세는 인구 10만명당 282.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주(6~12일) 127.6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정부는 확산세 억제와 감염 보호를 위해 뒤늦게 5~11세 백신 도입에 나섰지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부모로선 이미 확산세가 거세져 접종자도 감염되는 상황에 아이들에게 부작용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7세 아이의 엄마인 김모(38)씨의 뜻은 확고하다. 그는 “백신 접종 후 며칠 간 고생한 기억이 있다. 백신을 맞아도 걸리는 판에 아이에게 맞히고 싶은 부모가 누가 있겠냐”고 되물었다.

5세와 8세 아이를 둔 이모(40)씨는 “이미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져 백신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이상반응도 걱정이 된다”면서 “현재는 접종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어린이용 백신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심사 결과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해당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1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찾아가는 백신접종'을 신청한 6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뒤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도입 시기 늦었다” vs “고위험군 접종 효과 있다”
10대 연령군에서 접종 후 사망사례가 발생하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당국도 실제 해당 연령대의 접종 호응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12세의 접종률이 10%를 넘지 못하는데 5~11세도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반드시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떤 대상자에게 권고를 할지 결정한 뒤에 접종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이들의 확산세를 잡는 효과를 내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기상으로 늦었다. 백신은 지금처럼 확진자가 폭증할 때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백신은 접종 뒤 항체가 생기는 시간이 필요한데 오미크론의 특성상 그 시간 내에 돌파감염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확진 시 경증이나 무증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위중증화 가능성이 낮은 소아에게 백신 부작용을 감수하고 접종을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11세용 백신)승인이 늦어지면서 접종 시기가 지연돼 접종을 일찍 시작한 나라보다 어린이, 영유아의 피해가 커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백신 도입 시기를 아쉬워했다.

소아의 경우에도 고위험군이 있기 때문에 백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유행 상황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감염되지 않은 고위험군 아이들을 보호하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하기는 어렵겠지만 천식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심각한 아이들, 중증 장애아들한테는 접종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