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매년 봄이면 반복되는 대형 산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내화수림 조성 등 산림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실화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산불감시요원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울진·삼척 산불로 1만9080헥타르(ha)(울진 1만7779ha, 9일 기준)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최근 6년간 동해안지역에서 해마다 대형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강릉·삼척을 시작으로 2018년 고성, 2019년 고성·강릉·인제, 2020년 울주·안동·고성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예천과 안동에서도 산불로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지는 가장 큰 이유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올해 겨울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몇달째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초속 25~27m의 강풍이 더해지며 대형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완성했다. .
강수량이나 바람 등 기후적 요인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대형산불의 위험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불'에 강한 숲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 잘 붙는 소나무림…숲가꾸기와 내화수림대 조성해야
현재 대형산불이 집중되는 동해안지역에는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이 자란다. 소나무림은 송진의 기름성분으로 인해 불이 더 쉽게 붙고 비화돼 산불에 취약하다. 특히 불이 줄기를 타고 잎으로 올라가고, 인근 잎으로 번지는 '수관화'로 인해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쉽다.
이때 울창한 숲의 가지나 잎을 정리해 불에 탈 수 있는 연료를 줄이면 수관화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국립산림과학원이 수행한 '숲가꾸기를 통한 산불피해 발생 관찰 모의실험 연구'에 따르면 밀도가 같은 소나무 숲에서 풍속이 동일하다면 숲가꾸기를 안 한 산림이 솎아베기 40% 비율의 숲가꾸기를 한 산림보다 약 1.74배의 피해가 더 발생했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 연구과 박사는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넓힌다면 불이 지표로만 흘러가게끔 유도하는 방식으로 비화를 막을 수 있다"며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취약지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산불 위험성이 높은 A·B등급(전체 A~D등급) 지역 내 소나무류 침엽수림을 대상으로 산불예방 숲가꾸기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000ha 지역에 대해 숲가꾸기를 실시했고, 올해는 소나무류 침엽수림 위주의 산불취약지(국유림 1000ha, 민유림 7000ha)를 대상으로 산불예방 숲가꾸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불이 쉽게 붙지 않는 활엽수림 등으로 '내화수림대'를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원석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는 "산불 예방의 측면에서 산불위험지역에 내화수림을 하면 산불 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며 "산불이 일어난 지역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기후와 조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복원시 내화수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박사는 "산불이 비화할 수 있는 7부 능선지역이나 산불이 급하게 올라갈 수 있는 사면 방향에 소나무를 연달아 심지 않고 중간중간 산불에 강한 수종을 심을 수 있다"며 "여러 나무의 높이를 조절해 숲 형태나 구조를 변형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침엽수림을 불에 잘 타지 않는 활엽수림으로 바꿔 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해안지역의 척박한 토양에 적응해 자생하는 소나무림을 인위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이 640만ha에 달하는데 모든 산에 인위적으로 불에 강한 숲으로 만드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현실적으로는 마을 주변에 불에 타기 힘든 난대수종을 심거나 이격공간을 만들어 나무를 없애 내화수림대를 만들수 있다"고 설명했다.
◇ 산불, 대부분 인재…실화방지·산불감시원 증원 필요
다만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것도 한계가 분명하다. 도로변이나 농경지 주변으로 산림청이 진행하는 산불예방 숲가꾸기 면적(1만6000ha)는 전체 숲 면적의 0.25%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산불의 원인이 대체로 사람에 의한 것인만큼 실화방지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발생한 울진군 대형산불도 도로변에서 발화한 불이 산에 옮겨붙었고, 차량에서 버린 담배꽁초가 발화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발생 원인 중 입산자에 의한 실화가 33.3%, 논·밭두렁 소각이 14.2%, 쓰레기 소각이 13.2% 등 절반 이상이 사람에 의한 실화나 소각행위가 차지했다.
강 박사는 "사람들이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산·마을 주변에서 불을 피워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며 "예방적 측면에서 실화방지를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관계자는 "대형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당장 중요한 문제는 산불감시원들이 계속 순찰하면서 불 붙이는 행위를 단속하고, 불이 나면 실시간으로 확인해 헬기가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불예방·진화를 위한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 예방·진화를 위해 고용된 전문인력은 2만2039명(산불감시원 1만2000명, 산불진화대 1만1039명)이다. 이중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인원 435명을 제외하고는 봄철과 가을철 5개월만 고용되는 임시직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감시원들이 각자 구역을 할당받아 순찰을 수시로 하지만 인원이 부족한 편"이라면서 "특히 산불 진화를 위해 정예화된 인력은 435명이라 더욱 부족하다. 이제는 전문 인력들이 진화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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