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289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산림당국은 산불2단계를 발령, 진화헬기 24대와 산불진화대원 등 160여명을 투입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진군은 상당리, 하당리, 두천리, 사계리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발령했다.(경북소방본부제공)2022.3.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조현기 기자 = "하루 종일 목이 따갑고 컬컬하네요. 먼지 많은 게 확실히 느껴져요."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경북 울진 주민들이 미세먼지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4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산불로 대기질이 전국 최악 수준으로 나빠진 때문이다.

12일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전날(11일) 경북 지역 미세먼지는 대부분 지역이 '보통' 수준이지만 울진만은 예외다. 특히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가장 나쁜 곳은 울진으로 나타났다. 울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217㎍/㎥, 초미세먼지는 181㎍/㎥로 집계됐다.


화재 발생 직후부터 경북도내 초미세먼지(PM2.5) 최댓값은 울진군이 대부분 기록 중이다. 지난 5일에는 평균 농도가 124㎍/㎥를 기록한 후 7일과 8일에는 각각 320㎍/㎥, 385㎍/㎥로 더 나빠졌다. 9일에도 277㎍/㎥, 11일에도 213㎍/㎥의 평균 농도를 유지했다. 지난 7일 울진군 미세먼지(PM10) 역시 821㎍/㎥의 평균 농도를 기록했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풍량 등에 따라 대기질은 화재의 영향을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있는데 울진의 경우 5일부터 급격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올라갔다"며 "(대기질 악화는) 화재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울진군에선 저녁부터 새벽 시간대까지 대기에 오염물질이 정체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에어코리아 관계자는 "일교차가 큰 경우 저녁부터 새벽 시간에는 외부에서 들어온 미세먼지가 (지표면) 아래쪽으로 꾹 눌려 쌓여 있어서 (대기의) 흐름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울진 지역 주민들은 화재 발생 이후 급격하게 악화한 대기 속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울진 지역 주민들은 창문을 꼭꼭 닫아걸고 지내지만 내부로 침투하는 미세먼지는 막을 수 없어 고통이 극심하다.

게다가 울진 주민들은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과 공무원, 군 장병, 경찰 등을 위해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외부 활동도 잦은 편이다.

울진에서 숙박업을 하는 A씨는 "온종일 공기청정기를 틀어 놓고 있는데 계속해서 (미세먼지가 많다는) 빨간불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울진 주민 B씨 역시 "산불이 난 후에 미세먼지가 확실히 나빠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손님들도 미세먼지가 많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울진군 죽변항 인근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C씨는 화재 이후 매출이 평소보다 30% 정도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삼겹살을 먹어 기관지의 먼지를 씻어내려야 한다는 속설로 손님들이 붐빈다는 것이다.

이재민을 위해 자원봉사를 온 희망브릿지의 이준 한의사는 "그렇지 않아도 (대기 오염에 따른) 질환이 걱정돼 기관지 기력을 보충하고 이물질을 잘 배출할 수 있는 탕약을 달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기석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재로)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것은 아주 강한 미세먼지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울진 지역 분들은) 굉장히 다량의 미세먼지에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주민들은) KF94 마스크를 쓰는 것은 기본이며 화재 진압을 하는 분들은 방독면과 같은 방염 마스크 정도는 쓰는 등 (미세먼지를) 안 마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며 "실내에 계신 분들도 공기 청정기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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