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구진욱 기자 =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정부 정책방향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하면서 경찰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해 있는 분위기다.
검경수사권과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전의 재조정 가능성에 크게 우려하는 반면 처우 개선의 기대감 역시 높다. 조만간 경찰청이 주요 쟁점 사안을 놓고 검찰, 국가정보원과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라 내부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지난 24일 경찰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경찰청은 지난 5년간의 성과와 문제점, 윤 당선인의 대선공약을 중심으로 한 향후 5년간 중점 추진 과제와 새 정부의 당면 현안, 리스크 대응방안을 보고했다. 경찰은 인수위 업무보고 직후 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점검하며 분주한 모습이다.
◇ 검경수사권 재조정·대공수사권 이전 '촉각'…"관계기관과 협의"
경찰 안팎에선 검경수사권과 대공수사권 이전계획의 재조정으로 자칫 문재인정부에서 이전보다 다소 커진 권한이 차기 정부에선 축소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나타낸다.
27일 경찰과 인수위에 따르면 검경수사권 재조정 문제와 관련해서 인수위원들은 경찰청 관계자들에게 검경수사권 조정 후 범죄 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면서 피해구제에 공백이 없도록 검경 책임수사 체제 협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윤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수사권과 관련한 대목은 경찰의 수사, 검찰의 보완수사에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수사지연·부실수사 방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경찰은 업무보고를 통해 큰 틀에서 현행 체제의 유지 필요성을 전하면서 국민 편의 관점에서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표면적으로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정도 아니겠느냐"는 반응이지만 향후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 쉽게 예측할 수 없어 조심스러워 하는 기색이다. 경찰 안팎에서 사실상 검찰이 수사에 개입할 여지를 남긴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경찰은 대공수사권의 향배 역시 주목하고 있다.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오는 2024년 1월 폐지되고 경찰 중심의 대공수사 체계로 전환이 예정돼 있는데 인수위에서 일단 제동을 건 모양새다. 인수위는 경찰청에 대공수사권 이전으로 인한 안보수사 공백이 없게 로드맵을 정립하고 국정원과 재협의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겉으로는 "인수위에서 방향성만 얘기했고 시간이 지나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가 있을 것 같다"며 애써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하지만 '재협의'를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한 지방경찰청 팀장은 27일 "검경수사권의 재조정, 대공수사권 변화는 당연히 경찰 입장에선 불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 등으로) 당장 예산과 인력에도 반영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청장 직급 상향·공안직 전환 등 처우개선 기대감 어느 때보다 높아
반면, 경찰 처우개선 여부에 대해선 기대감을 한껏 높이며 인수위 논의를 주목하고 있다.
경찰청은 윤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주요 처우개선 방안을 모두 인수위 업무보고에 담았다. 윤 당선인은 경찰청장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직급을 상향하는 방안뿐 아니라, 경무관 이상 최고위직 경찰관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승진 배치하고 순경 출신 일선경찰관의 승진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경찰의 공안직 전환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안직 전환이 이뤄지면 급여가 인상된다.
물론, 인수위원들은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을 위해선 경찰의 법집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경찰 내부에선 격상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상당하다.
일선 경찰 인력들은 공안직 전환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112치안종합상황실 관계자는 "경찰은 일반공무원보다 못한 처우를 받아 불만"이라며 공안직 전환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서울 시내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처우개선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14만 경찰의 수장은 당연히 장관급으로 격상이 돼야 하고 공안직 전환 역시 반드시 이번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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