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자충수'를 두면서 오히려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앙지검은 4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한 검사장 사건 수사 보고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전하며 "신속하게 판단하겠다"고 사건 처분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선혁)는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한 검사장 사건 수사 결과를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다. 보고에는 사건 주임검사와 부장·차장검사가 들어갔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늘 오후 보고 과정을 거쳤으며 증거분석 상황과 관련 법리 등을 종합해 신속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보고 내용에 대해선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28일에도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리계획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사팀이 지난 2년여간 11차례 무혐의 의견을 지휘부에 보고했다는 점에서 이날 최종보고를 받은 이 지검장이 더는 무혐의 처분을 미루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검찰 내 중론이다.
이 지검장은 2020년 7월 추미애 당시 장관의 검찰총장 배제 지휘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해 독립적인 지휘 및 처분 권한을 갖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둔 시점에 검찰과 정치권이 이 사건 처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지검장이 수사팀 의견을 다시 반려하거나 시간을 끌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수사팀 의견을 받아들여 무혐의 처분을 결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달 28일 보고 이후 이 지검장이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위해 시간을 벌어주려 '일주일만 기다려보자'고 보고를 반려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직권남용' 의혹으로 번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중앙지검은 이례적으로 "수사팀 단계에서 사건처리에 관해 논의한 것은 사실이나 지검장까지 정식 보고되지는 않은 상태였고 반려한 사실도 없다"고 입장을 냈다.
과거 수사팀(부장검사 변필건)이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100쪽 분량 보고서, 전자결재 등으로 9차례 무혐의 의견을 보고했지만 이 전 지검장이 결재를 거부, 검찰 내 반발이 거셌던 점 역시 무혐의 결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물론 박 장관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박 장관이 중앙지검의 무혐의 처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수사지휘권 발동 카드를 다시 꺼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기가 한달여 남은 박 장관이 한 검사장 사건을 특정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할 경우 정치적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간부는 "정권교체기에 박 장관이 윤 당선인 측근인 한 검사장을 대놓고 겨냥하는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박 장관이 '로키'로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앞서 지난달 31일 한 검사장 사건을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윤 당선인 가족 및 측근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 지휘권을 복원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다 보류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 취재진이 '한 검사장 사건에 대한 수사팀 보고가 예정된 상황에서 이번 주 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복원할 것인지' 묻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과 사전 조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너무 특정인을 위해 질문하는 게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 장관과 이 지검장은 한 검사장 사건의 무혐의 처분을 고의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대검찰청에 고발됐다.
이 지검장은 수사팀의 정상적인 무혐의 보고를 결재하지 않았고 박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법무부 직원들에게 지시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공동정범이라는 게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의 고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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