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내국인 진료제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제주도 서귀포시 영천동 녹지국제병원 전경. /사진=뉴시스
국내 1호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한 녹지국제병원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내국인 진료제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숙 수석부장판사)는 5일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녹지병원 개설을 조건으로 "내국인 진료를 금지하고 외국인 진료만 허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녹지병원 측은 지난 1월13일 대법원에서 '병원 개설허가 취소'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데 이어 개설 조건 취소 소송 1심에서도 승소해 향후 재판에서 제주도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제주도는 지난 2018년 12월5일 '내국인 진료 제한'을 조건으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병원 개원을 허가했다. 병원 측이 내국인 진료 제한에 반발해 법에 정해진 개원 시한인 2019년 3월4일이 지나도록 개원하지 않자 즉각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 의료법에 따라 병원은 개설 허가 후 90일 이내에 반드시 개원해야 한다. 제주도는 병원 측이 의료법을 위반한 이상 원칙에 따라 취소 처분에 나선 것이라며 청문 절차를 밟아 2019년 4월17일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녹지병원은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개설허가 취소'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추가로 내 1심 패소 후 지난해 8월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녹지병원 측 사업계획서와 허가 조건 자체가 처음부터 외국인에 한정됐고 외국인의료기관 설치는 제주특별법에 근거하고 있어 특별법상 도지사에게 개설 조건을 설정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고 맞서왔다.


그러나 녹지병원 측은 '도지사가 제주특별법에 따른 외국인진료기관의 개설 허가를 결정할 수는 있지만 진료 대상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소송 과정에서 제주도는 재판부에 '녹지병원 개설 허가는 일반적인 국내 의료기관 허가와는 달리 제주특별법에 따른 특허적 성격의 재량행위'라는 내용의 추가 서면도 제출한 바 있다.

제주특별법과 제주도특별자치도보건의료특례등에관한 조례에는 도지사가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중국 뤼디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에 총 사업비 778억원을 들여 2017년 7월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병원을 완공했다.

제주도는 지난 2018년 12월5일 '내국인 진료제한'을 조건으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한 바 있다.

영리병원은 말그대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이다. 기업이나 민간 투자자의 자본으로 세워진다. 비영리 기관으로 운영되는 다른 의료기관과 달리 주식회사처럼 투자를 받고 투자자는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회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