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공릉우체국 주무관 이모씨에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씨의 빠른 판단으로 A씨는 1000만원의 피해를 입지 않게 됐다.
80대 여성 A씨는 지난 4일 서울 노원 공릉우체국을 찾아 다급하게 현금 1000만원 인출을 요청했다. 그는 우체국 직원이 건넨 '어디서 전화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여러 차례 부정하며 계좌이체나 수표 권유에도 현금을 고집했다.
우체국 직원은 A씨의 요구에 결국 현금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즉각 인근 지구대에 신고하는 한편 번호표 뒷면에 '조용히 천천히 따라오세요'라고 적었다. 결국 이씨는 인출한 현금을 들고 우체국을 뛰어 나가려는 A씨를 동료직원, 청원경찰, 주변에 있는 시민들과 함께 말렸다.
그러나 보이스피싱범의 거짓말에 속은 A씨는 인근 화랑지구대 소속 조백행 경감(53), 이민정 순경(23)이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딸이 납치됐다고 믿고 있었다. A씨는 경찰관이 묻는 말에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안한 상태를 보였다. 그는 경찰관을 향해 연신 '저리 가라'는 손짓을 취했는데 A씨의 손가방 안에 보이스피싱범과 통화 중인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
이 순경은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며 A씨를 진정시켰다. 종이에 '딸은 납치 당하지 않았다. 안전하다'고 설득한 끝에 휴대전화를 받았다. 통화중인 휴대전화에서 A씨 딸의 연락처를 찾은 이 순경은 곧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찰용 휴대전화로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찰이 도착한 후에도 말 한마디 없던 A씨는 딸의 목소리를 듣자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A씨는 앞서 지난 4일 오전 집에서 딸이 '도와달라' 외치며 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신원미상의 남성은 "딸이 5000만원을 빌렸는데 돈을 갚지 않아 5500만원이 됐다"며 '빨리 갚지 않으면 딸이 다친다"고 협박했다. 이어 이 남성은 A씨에게 우체국에서 돈을 인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순경이 A씨를 설득하는 사이 함께 출동한 조 경감은 화랑지구대와 노원서에 연락해 사복 경찰관을 요청했다. 혹시 주변에 있을지 모르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을 검거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복 경찰관 3명이 현장에 출동해 잠복했지만 수거책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구대까지 동행해 A씨를 딸에게 인계하고 상황을 종료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우체국 직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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