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이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공포됨에 따라 경찰의 발걸음 역시 분주해졌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사진=뉴스1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과 행정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공포됨에 따라 경찰의 발걸음 역시 빨라졌다. 현장 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된 만큼 인력과 예산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해서다.
경찰청은 3일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두 법안 개정안 공포와 관련해 "책임수사체제 확립, 인력·예산 등 수사인프라 지속 확충을 통해 범죄수사가 차질없이 이뤄져 국민이 느끼는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오전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지난달 30일에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두 법안은 국무회의에 상정돼 문재인 대통령의 공포로 입법 절차가 마무리됐다.


민주당의 표결 추진으로 두 법안 통과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경찰 수사의 미진한 사례를 언급하며 여론전에 적극 나섰지만 경찰은 대응을 자제했다. 경찰은 "형사사법 체계에서 기관들끼리 권한 분산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김창룡 경찰청장도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검찰 주장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경찰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검찰의 싸움으로 비화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잃을 게 많다고 봤다. '경찰 수사권 확대'라는 조직의 명운이 걸린 문제지만 조직 내 보수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조직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론전에 참여하는 모습이 국민 신뢰를 오히려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찰은 개정안 시행 전까지 경찰청 자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주무 부처와 협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TF에서는 수사 부서에 대한 직무분석, 교육, 훈련, 인력 재배치, 특수 수사 기법 개발 등 수사 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인력 충원 문제가 해결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1월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수사부서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며 이번 법안 통과로 한 차례 더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예산 증액을 위해 관계부처에 협조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현재 일선 현장에서 담당 사건이 많은 수사부서를 기피하고 특히 경제범죄 관련 부서에서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부서 근무에 대한 인센티브나 인력의 전체적인 규모를 키우는 인력 충원 문제는 물론 수사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예산 지원을 관계 부처에 요구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검찰과의 협력 관계 구축 과제도 산적해있다. 경찰에 따르면 검경은 실무협의회가 여러 차례 개최됐지만 정식 협의회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경찰청은 "앞으로 검찰과 상호존중과 협력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해소해 국민의 더 많은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