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만원 상당의 대접을 받고 300만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난 공무원 A씨가 강등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내 승소했다.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79만원 상당의 대접을 받고 300만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난 공무원 A씨가 강등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내 승소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A씨가 서울시 구청장 B씨를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제조·납품업자 C씨와 지난 2016년 7월~2017년 4월 다섯 차례 모임을 갖고 총 79만2500원 상당의 골프·식사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2020년 12월 강등 징계를 받았다. A씨가 C씨에게 300만원을 빌리고 차용 사실을 구청에 신고하지 않은 점도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이에 A씨는 강등 징계에 불복해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소청심사위원회는 "직무와 관련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는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제1항의 청렴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A씨는 "뇌물수수 비위 공무원이라는 선입견으로 강등 처분한 것"이라며 2021년 7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검찰 조사와 제반 증거를 종합한 결과 "강등 징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없다며 2020년 7월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은 "당시 모임이 사교적 성격의 모임으로 보여 향응의 대가성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300만원을 빌리면서 2020년 7월 성과급을 받으면 갚기로 했다고 진술했다"며 실제 그 무렵 변제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금전적 이익 79만2500원이 비교적 큰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300만원 역시 친분에 기초해 일시 차용한 금액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어떠한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사정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등 징계로 직무수행의 공정성이 중대하게 침해됐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A씨에게 발생하는 신분상·경제상 불이익은 중대하다"며 "공익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강등 징계는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징계처분을 받은 적 없이 20년 이상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장관(급) 표창인 서울시장 표창을 두 차례 받았다는 사정을 반영해 징계양정을 결정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이 강등 징계를 받으면 1계급 아래로 직급이 내려갈뿐 아니라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보수 역시 전액 삭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