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지난 8일 발간한 '중장기 발전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교직원·학생·동문 등을 대상으로 서울대의 위상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반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응답자의 15%만 현재 서울대의 위상이 10년 전에 비해 '상승했다'고 답했을 뿐 '정체됐다'(45%), '예전만 못하다'(40%) 등 85%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서울대의 미래를 더욱 냉혹하게 평가했다. 향후 10년 뒤 향방을 묻는 문항에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하락' 혹은 '매우 하락'이라고 답했다. 위상이 상승할 것으로 예견한 이들은 15% 미만에 그쳤다.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도 미래를 더욱 비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위상 하락을 선택한 응답자들이 지적한 주된 이유는 '경직적이고 관료적인 운영시스템'과 '무사안일하며 매너리즘적인 조직문화'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학교가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현재보다 더욱 위상이 하락해 위기 상황에 다다를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발전위원회는 "내부 개혁 부재 시 서울대의 위기는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라며 "교직원·학생·동문 등 구성원 전체가 위기의 본질을 깊이 통찰하며 대학 개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전위원회는 내부 과제로 서울대의 연구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서울대의 일방적인 교수법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 급격히 다변화되는 세상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연구 실적도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MIT·하버드·스탠퍼드·싱가포르대 등 해외 명문대에 비해 서울대의 논문 피인용 횟수는 75%, '피인용 상위 1%' 연구자의 수는 90% 수준이다.
발전위원회는 전체 교원 연구비가 늘었지만 교원 1인당 연구비는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전체 연구비는 지난 10년 동안 2.5%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더욱이 교원 1인당 연구비는 오히려 0.7% 감소했다.
이는 해외대학뿐만 아니라 국내 대학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고려대, 성균관대의 교원 1인당 연구비는 67∼97%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발전위원회는 "이 같은 격차는 장기적으로 연구 성과의 차이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구예산 증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우수 인재 유치와 미래 사회에 기여할 연구주제 발굴, 학문 사이 경계를 허문 융합·혁신 연구 등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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