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7월10일 박 전 시장의 장례식장. /사진=서울시 제공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배우자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인정 취소소송에서 패소했다.
15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부장판사 이정희)은 이날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씨가 국가인권위(인권위)를 상대로 성희롱 인정을 취소하라며 낸 권고 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주장과 진술이 구체적이고 참고인 진술과도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의 행위는 업무 공간이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뤄졌고 피해자는 불쾌감을 표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 성적 언동에 해당하고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성희롱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성끼리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라기보단 소속 부서에서 동료·상하 직원 사이 존경의 표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고 밤늦게 계속된 연락을 종결하고자 하는 수동적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성희롱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 "(원고 측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는 즉시 어두워지고 무기력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인데 성희롱 피해자라면 '이러한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라는 자의적인 판단에 기초한 생각"이라며 "피해자는 피해를 감내하면서 직장생활을 이어나기 위해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강씨 측 변호인은 선고 후 취재진을 만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유족과 항소 여부에 대해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서울 종로구 북악산 숙정문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사망 이후 부하직원인 서울시 공무원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같은해 12월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월 박 전 시장이 성희롱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서울시가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강씨 측은 박 전 시장이 성희롱을 저지른 적이 없다며 이 권고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