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사망자만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구조를 기다리는 현지 주민들이 격앙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9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한국긴급구호대(KDRT)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튀르키예에서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연쇄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구조를 기다리는 현지 주민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지진 진앙지인 가지안테프와 약 200㎞ 떨어진 하타이주 안디옥에서 기독교 선교활동을 하다가 가족들과 함께 인근지역으로 피신한 박희정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지진 피해가 극심한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구조·구호 활동을 돕고 있다는 박씨는 아수라장인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생명 신호가 잡히는 곳부터 구조팀들이 간다"며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 파견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지금까지) 7명을 구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현지 주민들이) '여기 왜 빨리 구조차와 구호팀들이 안 오냐'고 실랑이를 벌여 경찰이 실탄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며 충격적인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구조를 기다리는 분들의) 마음이 굉장히 격해졌다"며 "실랑이가 벌어지니 흉기를 꺼내 들었고 이를 제지하기 위해 실탄을 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위와 배고픔이 가장 문제"라며 "민간인·UN 단체·NGO 단체들이 각자 차를 끌고 와서 (교통이) 굉장히 원활하지 못하고 교통 정리하는 인력도 부족해 응급차조차 빨리 지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물과 식량 등 구호품 배급과 관련해서는 "어떤 곳은 되게 풍족하고 어떤 데는 아예 부족하다"며 "산등성이에 있거나 접근하기에 불편한 곳은 찾아다니며 (구호품을) 나눠줘야 할 형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6일(현지시각)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경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여진이 지속해서 발생했다. 튀르키예·시리아 양국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 기준 2만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진 피해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어서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인력 118명을 급파했다. 구호대는 튀르키예 측의 요청에 따라 하타이 안타키아를 구조 활동 지역으로 선정해 수색·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7일까지 현지에서 긴급 구호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다만 현지 상황에 따라 2차 파견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