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와 대해 "무한정 기다리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6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에서 분향소 철거 시도하는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회원들. /사진=장동규 기자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에 대해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1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월16일부터 유족 대리인과 16차례 면담을 가졌지만 유족 측에서 서울시 제안에 대해 수용하지도,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유족과 대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일 유족 측의 성명을 보면 '이제 국회의 시간'이라고 돼 있으나 서울광장 분향소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하며 자진 철거 의사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주까지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행정대집행을 미루고 대화하겠다는) 서울시의 제안에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아픔에 공감하고 치유하려는 서울시의 고심이 담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야하는 행정기관의 입장에선 제안 자체가 논란이 크고 쉽지 않았다"며 "무한정 기다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라고 밝혔다. 나아가 "봄철이라 서울광장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며 "서울광장을 시민 모두에게 온전히 돌려드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행정대집행 계고는 이미 나가 있어서 별도로 데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았다"며 "유족 측이 추가적인 제안을 한다면 만날 수 있겠지만 16차례 대화에서 진척이 없어 서울시가 더는 먼저 대화를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족 측은 지난 2월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공원 합동분향소에서 서울광장까지 추모 행진을 하던 중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이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내 추모공간 설치를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유족 측에 거듭 자진 철거할 것을 권고했으나 현재 자진 철거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를 전제로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다른 추모공간 대안을 얼마든지 유가족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유가족 측은 서울광장 외 다른 대안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