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가 카드 중복결제 사태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캐롯
#.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K씨는 지난 10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결제를 하려는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9일 개설하고 처음 사용하는 카드가 결제한도를 초과해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당황한 K씨가 카드 사용내역을 알아보니 자동차보험료로 8차례 결제가 돼 무려 800만원의 사용 내역이 발생했던 것. 고객센터에 문의해 당일(10일) 오후 해당 결제건을 모두 취소했지만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캐롯손해보험이 중복결제 논란에 휩싸였다. 자사 가입자들의 자동이체 계좌에서 보험료를 중복 출금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 중복 결제 건은 취소가 완료된 상태라고 캐롯손보는 밝혔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캐롯손해보험은 오전 8시10분부터 약 20분 동안 일부 가입자의 보험료를 '중복 결제' 처리했다. 경우에 따라 최대 수십 차례 보험료가 빠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캐롯손보는 자사 카드결제 대행 업무를 수행하는 밴사(VAN·부가통신사업자)에서 각 카드사에 결제 요청을 보내는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캐롯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카드납 지수는 97.4%로 손보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악사손해보험(77.4%), 에이스손해보험(70.7%) 등이 뒤를 이었다.

카드결제율은 자동차보험 위주로 온라인 판매가 활발한 디지털 보험사들이 높은 편이다.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카드 결제 수입보험료의 비중을 수치화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를 통해 보험사별 카드납 지수를 공개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카드결제에 소극적인 이유는 카드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카드 납부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2%대인 카드 수수료율의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온라인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 판매가 주력이고 1년에 한번 보험료를 납부하는데다 인터넷으로 직접 가입해 카드 결제비율이 높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캐롯손보는 추가 중복결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즉각 조치했다고 밝혔다. 피해 가입자들에게 안내 후 사과했다. 또 모든 중복 결제 건에 대해 정상납입 보험료를 제외하고 오후 2시까지 취소를 완료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벤(VAN)사의 시스템 오류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벤사와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