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진행된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4%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있지만 여전히 근원인플레이션은 목표 경로치를 웃돌고 있다"며 "지금 이 시기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4.2%)과 비교해 0.5%포인트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3%대인 건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불과 9개월 전인 지난해 7월 물가상승률이 6.3%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물가 상승 흐름이 크게 둔화했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치(2.0%)에 비해 두배 가까운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효과를 평가해야 할 시기"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축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0.50%였던 기준금리를 3.50%로 1년6개월만에 3%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지난 2월과 4월에는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차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오는 25일 예정돼 있다.
한미 금리차가 사상 최대(1.75%포인트) 수준으로 확대돼 원화 약세가 심화할 우려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 인상을 4차례 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많은 국가에서 나타났다"며 "미국과 유럽의 금융 안정 문제를 감안하면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없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긴축 사이클 역시 곧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미 연준 통화 정책방향 전망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 압력은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1.6%다 소폭 낮아질 것"이라며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가 늦어지는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내 은행 위기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의 은행 상태는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은 산업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관련해 '필요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강달러였을 때를 떠올리면 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도 통화 가치가 크게 절하됐다"며 "원화 절하 압력은 한국의 취약성 때문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는 적절한 해결 방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