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대출금 잔액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다중채무자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70%에 이르다. 지난 4월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상가 출입문에 수도계량기 미검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자영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70%가 다중채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동구갑)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09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12.2%(110조600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다중채무자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다중채무가 있는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720조3000억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70.6%를 차지했다. 2020년 630조5000억원 규모였던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이 1년 새 89조8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대출이 618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60.6%를 차지했고 비은행권 대출은 401조3000억원으로 39.4%로 나타났다. 대출 잔액은 은행권이 여전히 많았지나 증가 폭은 비은행권이 은행권보다 5배 가까이 가팔랐다. 은행권 대출 잔액이 5.5% 늘어날 동안 비은행권 대출액은 24.3%가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 중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9.4%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상호금융업권(26.8%), 보험업권(16.9%), 저축업권(20.7%), 여신전문업권(9.7%) 등이었다. 특히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대부업 등 고금리로 대출을 발행하는 업권의 대출 잔액은 55조9000억원으로 1년 사이 14.8% 증가했다.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 폭(44만9000명) 가운데 5만7000명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 차주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것도 우려 요인이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년 새 0.16%에서 0.26%로, 다중채무자 연체율은 0.8%에서 1.1%로 각각 증가했다.

진 의원은 "자영업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인 악화가 확인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 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