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창립 제73주년 기념식에서 "한은이 정책과 내부경영 모두에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금껏 한은의 주된 정책 대상은 은행이었으나 비은행 금융기관의 수신 비중이 이미 2000년대 은행을 넘어섰고 은행과의 자금 거래 확대로 은행과 비은행 간 상호 연계성도 증대됐다"며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선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감독 기관과의 정책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필요한 또 다른 변화로 '유동성 관리 수단'을 들었다. 그는 "이제까지는 기조적 경상흑자로 국외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이 계속 공급돼 왔기에 한은의 유동성 관리 또한 이를 흡수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운용됐다"면서 "그러나 대내외 경제 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상수지 기조는 물론 적정 유동성 규모 등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다행스레 물가 오름세는 3.3%까지 낮아졌지만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 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물가 둔화 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 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히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1년도 녹록지 않을 것 같고 한은의 진정한 실력을 검증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1년간은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높은 물가로 인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국민 사이에도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으나 올해는 국가별로 물가 오름세와 경기 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혁신은 말뿐이고 항상 제자리다'는 넋두리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손에 잡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한층 노력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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