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가 암호화폐 MBX를 소각했지만 소폭의 가격 반등에 그쳤다. 사진은 MBX 이미지. /사진=넷마블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MARBLEX)가 자체 발행 암호화폐 MBX의 제로 리저브(발행재단이 보유한 예비 가상자산 물량을 소각하는 일)를 시행했지만 시장 반응이 무덤덤하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 보유 의혹으로 타격 입은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인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
넷마블은 향후 MBX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추가 조치를 내놓는 등 신뢰회복을 위한 여러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본업인 게임사업이 국내와 중국에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고 일본에서도 블록체인과 연계한 게임들이 탄력을 받고 있어 기대가 모인다.

마브렉스는 MBX 홀더들의 소각 찬반 투표를 거쳐 지난달 19일 MBX 약 6억7000만개를 소각했다. 이번 소각 대상은 마브렉스에서 발행한 코인 10억개 가운데 사용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약 67%의 물량이다.

제로 리저브는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대량 보유 사태가 발단이었다.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 목록에 MBX가 포함되면서 미공개 정보 제공 및 로비 의혹까지 불거졌다. 기술상 어려움으로 정치권 로비는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사전 정보 제공 등은 여전히 검찰이 수사 중이다.


넷마블이 해당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여러 차례 해명 자료까지 냈지만 이슈의 화제성이 이를 압도하면서 추측과 의혹 제기는 거듭됐다. 이에 넷마블은 MBX 유통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생태계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결단을 내렸다.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

예비 물량은 재단에겐 여러모로 쉽게 포기하긴 어려운 카드다. 코인이나 가상자산 처분 자금을 마련한다면 사업 확장이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5월 초 1800원을 넘어가던 MBX는 김남국 의원 의혹이 제기된 이후 빠르게 하락해 1000원대를 하회하기도 했다. 소각 결정을 발표한 6월 말 가격이 반등해 1700원선을 회복했지만 소각이 시행된 후로 계단식으로 내려가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기준 1100원에 머물러 있다.


형태상으론 자본시장의 자사주 소각과 유사하지만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특성상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발행한 클레이는 제로 리저브 시행 후 잠시 가격이 올랐을 뿐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성공의 열쇠는 '생태계 확장'… 최근 기세 이어가면 청신호 예상
넷마블 신의 탑 이미지. /사진=넷마블
관건은 MBX 관련 청사진이다. 게임과 연동한 생태계 확장을 통해 서비스 활성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최근 위믹스 홀더들과 간담회에서 "제로 리저브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브렉스는 오는 3분기부터 강화된 토큰 소각 정책 및 시스템을 선보이고 게임 토크노믹스 개편을 기반으로 한 토큰 유틸리티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신뢰도 높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모회사 넷마블의 게임 산업이 최근 반등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달 26일 출시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한국을 비롯해 해외 여러 나라에서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신석기시대'는 출시 3일 만에 현지 앱스토어 매출 순위 10위를 달성했다.

MBX는 일본 가상자산 시장 내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기도 했다. 화이트리스트란 일본 금융청의 심사를 거쳐 거래소 상장에 관한 허가를 받는 것인데 넷마블은 프로젝트 확장의 일환으로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인 자이프(Zaif)와의 협의를 통해 오는 10월 중 MBX를 상장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업계는 이러한 일들이 지속해서 이뤄진다면 MBX의 부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흥행 중인 넷마블 게임들은 MBX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상장사가 관계된 코인은 상장사의 실적이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생태계 확장을 위한 넷마블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MBX 본질적인 가치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