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건립된 TSMC 반도체공장 준공식을 앞둔 지난 주말 니혼게이자이는 현지 기대감을 보도했다.
40년전 전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은 작년 말 기준 10%대로 쪼그라들었다. 한때 글로벌 선두였지만 경쟁에 뒤처지고 잊혔다. 일본은 '내부 성장에너지로 불가능하다면 TSMC라는 외부 에너지원을 심는' 승부수를 띄웠고 지원은 과감했다.
TSMC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지원금은 4760억엔(약 4조3000억원가량). TSMC가 공장 건립에 쏟아부은 투자금 1조2000억엔(약 10조8000억원)의 40%에 육박한다. 일본 정부가 현지 기업 역차별 논란에 시달릴 가능성도 높았지만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읽힌다.
공장을 지은 곳은 원래 양배추밭이었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토지용도 전환이 쉽지 않고 규제도 많다. 절대농지인 양배추밭을 공장 용지로 전환하기 위해선 일본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구마모토현의 세심한 노력도 눈길을 끈다. 새로 지어진 TSMC 공장에는 1700명 정도의 근로자가 일하게 된다. 일본뿐 아니라 대만에서 건너온 인력도 상당하다. 이주한 대만인들이 낯선 일본에서 정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주민 등록 등을 비롯해 은행 계좌, 카드 발급 등도 수고스럽다. 생활이 안정돼야 일의 생산성도 높아지는 법이다. 구마모토현은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별도의 상담소를 가동했다. 상담소에는 통역사가 상주하며 이주민의 불편함을 원스톱으로 해결한다.
일본이 TSMC 해외 주력기지가 될 수 있었던 건 일본 정부, 정치권, 지역자치단체가 합심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본 국민의 위기감이 가장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국민들이 정부, 정치권, 구마모토현을 독려하고 채근하며 같은 방향으로 나가게 했다. 반도체 경쟁력을 탈환하려는 미국 정부에 맞서고 글로벌 경쟁에서 이탈하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의 절실함이 배어있다.
한국은 지금 절실한가. 달라지는 환경에 제대로 변신하고 맞설 준비는 되어 있는가. 적자를 이어가던 반도체 수출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이 정도 경쟁력만 유지하면 충분하다"며 근거 없는 낙관에 빠진 것은 아닌지 둘러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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