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국무조정실 감찰반은 지난 12일부터 광주 광산소방서를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감찰반은 지난해 10월 숨진 소속 소방공무원 A씨가 근무했던 부서 관계자와 상급 관리자 등을 조사하며 조직 내 음주 강요 문화와 유족 측의 감찰 조사 요청 묵살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의 내막이 드러나며 진상 규명 절차가 밟히자, 동료 소방관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반성을 내놓고 있다.
한 팀장급 현직 소방공무원은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4년 차 어린 직원이 홀로 받았을 고통과 상처를 생각하면 선배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분명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통해 현장을 지키는 대다수 소방관이 조직에 다시 긍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동료들은 특히 조직의 폐쇄성과 좁은 인력 구조 속에서 악습을 끊어내지 못했던 점을 뼈아프게 되돌아봤다. 한 소방관계자는 "광주는 지역 소방서 수가 한정적이고 신규 채용 규모가 적어 조직 쇄신이 늦었다"며 "쇄신이 늦는 만큼 악습도 상대적으로 오래 유지된 것 같다"고 자책했다.
또 다른 소방공무원은 "남성 상사가 회식을 앞두고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며 은근히 여성 직원을 찾거나 술자리를 유도하는 분위기가 종종 있었다"며 "내부 고발 시스템이 있지만, 좁은 조직 사회에서 신고자가 누군지 금방 특정되는 탓에 사실상 신고하기 어려웠던 환경을 방치한 결과"라고 자성했다.
퇴직 선배 소방관의 고백도 이어졌다. 4년 전 현직에서 물러난 한 퇴직 소방관은 "승진을 앞둔 직원이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술자리에 여성 부하 직원들을 부르는 경우가 잦았다"고 고발하며, "선배 소방공무원들이 이 같은 악폐습을 뿌리 뽑지 못해 이번 비극의 연장선이 된 것 같아 우려스럽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한편, 유족들은 고인이 상급자의 부조리에 고통받았다고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 왔으나, 광주소방본부는 사망 면직서에 사유를 '남자친구와의 불화'로만 기재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소방노조와 동료들의 거센 분노를 사고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