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가 하반기를 앞두고 '새판 짜기'에 나섰다. 사업부별로 AI 전환(AX)을 가속하는 동시에 세부 경영 전략을 구체화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노사 갈등과 중동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만큼 전략 전반을 재정비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체제를 중심으로 한 '뉴 삼성' 구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외 임원이 모이는 글로벌 전략 회의를 통해 하반기 사업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전날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이날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전략협의회가 잇달아 열리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사업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전사 및 반도체(DS) 부문은 다음 날 회의를 통해 성장 로드맵을 구축할 방침이다.

DX 부문 회의의 핵심은 'AI를 통한 쇄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중국발 저가 공세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한 만큼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DX부문은 지난 12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하며 AI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 전환과 함께 사업 구조 재편 방안도 논의됐다. 수익성이 낮거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의 영역을 정리하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DX부문은 올해 중국 내 TV 및 생활가전 판매를 중단했고, VD사업부 수장으로 글로벌마케팅실장 출신 이원진 사장을 선임하며 고객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 축을 빠르게 옮기고 있다.

DS 부문은 AI 활용 역량 강화 전략을 논의하는 한편 차세대 메모리 공급 이슈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할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현황을 점검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HBM4 양산에 이어 HBM4E 샘플 출하에 성공했으며, 주요 파트너사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흑자 전환 전략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하반기 가동을 앞둔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 구축 현황, 신규 고객사 유치 방안 등이 거론될 수 있단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대만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진 만큼 조직 전반에 위기감을 공유하고 수주 경쟁력 회복과 고객 다변화 방안을 모색할 거란 관측이다.


신규 경영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되면서 하반기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2분기 86조5947억원 ▲3분기 103조3962억원 ▲110조7524억원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도 약 357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가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기준 삼성전자 종가는 34만6500원을 기록해, 한 달 전(28만1500원)보다 약 23% 오르며 주가 40만원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