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노동계는 이날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1만320원보다 1680원(16.3%) 오른 1만2000원을 최초요구안으로 제출했다. 월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 시 250만8000원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으로 참여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시급 1만 2000원 요구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이어지는 실질임금 하락, 에너지 물가 압력에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저임금·취약계층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비 창출을 통한 내수경기 회복 속에서 지역경제와 자영업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실수령액 200만 원 남짓한 돈으로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공공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최저임금 1만 2000원은 더 화려하게 살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가족이 최소한의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고 호소했다.
경영계는 이날 최초요구안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동결 혹은 동결에 준하는 수준의 초소한의 인상률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79.7%에 달해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 39.6%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22.9%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다"며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1%로, 국제적으로도 적정 수준의 상한으로 보는 60%를 이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은 12.4%에 달했고 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사업장은 이미 30%를 상회한 점 ▲소상공인연합회가 올해 5월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현재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은 87%에 달한 점 등을 언급했다.
류 전무는 "내년도 최저임금은 가장 어려운 업종과 규모의 사업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고, 현장의 수용성도 한계에 다다른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는 노사가 각각 최초요구안을 제시한 뒤 공익위원들 중재로 수정을 거쳐 합의점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 노동계와 경영계에 해당 구간안에서 최저임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하게 되며, 그럼에도 이견이 지속되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에서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쳐 결정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후인 이달 29일까지다. 심의 기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상률 논의에 돌입한 만큼 올해 심의는 7월 중순에나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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